법륜 스님의 ‘인생수업’(휴)이 7주째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책은 한국출판인회의가 11월 넷째 주(22∼28일)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의 판매량을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10월 7일 출간된 ‘인생수업’은 10월 둘째 주에 베스트셀러 6위로 진입하고, 같은 달 셋째 주부터 당시 8주째 1위를 지키던 조정래의 ‘정글만리’(해냄)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제3인류’(열린책들)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지만 ‘인생수업’의 인기를 따라잡지 못했다.
‘인생수업’은 법륜 스님이 대중강연 ‘즉문즉설’에서 청중에게 받은 질문 가운데 ‘인생을 어떻게 살면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한 책. 이에 앞서 스님은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에게 주는 조언을 담은 ‘스님의 주례사’(2010년·48만 부 판매), 어머니의 자녀 양육법을 다룬 ‘엄마 수업’(2011년·35만 부)을 낸 바 있다.
책이 팔리는 속도는 전작들보다 빠르다. 출간 이후 지금까지 20만 부 넘게 출고됐다. 책은 주로 30, 40대 여성 독자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산 독자는 30대 여성(26.9%), 40대 여성(17.4%), 20대 여성(13.9%) 순으로 많았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법륜 스님이 예능프로그램 ‘힐링 캠프’에 출연해 대중의 인기를 확보한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영 휴 편집인은 “처음엔 중장년층을 주독자층으로 보고 기획했지만 인생 경험이 풍부한 50, 60대보다 여전히 고민이 많은 30, 40대가 인생의 후반전을 설계하기 위해 책을 구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0, 40대의 고달픈 삶의 반영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죽음, 늙음, 인생을 다루는 시니어 출판물은 정작 중장년층보다 자녀 세대가 가장 많이 읽는다”며 “힘든 아버지 세대 이야기를 보고 자신을 반추해 보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삶이 고달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 속엔 ‘후회를 남기지 말라’ ‘마음을 편하고 가볍게 하라’ ‘사는 데 정답은 없다’는 식의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인터넷서점 후기에는 “스님이 내 속을 들여다보듯 말씀을 하니 불안한 마음이 진정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방송에서 하셨던 말씀과 그 전에 나온 책과 겹치는 내용이 많다”는 시각도 있다.
자기계발서를 비판한 책 ‘거대한 사기극’의 저자 이원석 씨는 “세련된 심리적 자기계발서이기에 독자를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역할은 충실히 한다. 하지만 간편하고 간단한 제안일 뿐 사람의 근본적인 조건을 바꿀 순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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