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상변을 두던 김지석 9단의 손길이 한동안 멈춰선 채 움직일 줄 모른다. 그러고는 결단이 선 듯 그곳에서 손을 빼고 하변 109로 끼운다. 순간 김승재 6단은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참고 1도처럼 백 1, 3으로 두면 흑 4로 끊겨 백 대마가 사는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가’가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승재도 이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보고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110으로 찌르고 112로 응수를 물어보는 좋은 수순을 찾아냈다. 이제는 아까와는 사정이 달라졌다. 참고 2도에서 보듯 백 6이 선수가 돼 백 10까지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흑 7을 두지 않으면 백이 젖혀 패가 되는데 흑 대마의 사활도 걸려 있어 흑이 버틸 수 없다. 바로 112로 응수타진을 한 효과다.
하지만 115로 끊는 맥점이 가능해졌다. 116이 선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119까지 흑이 기분을 내는 상황이다.
김지석은 123으로 막아둔다. 집으로도 5집짜리여서 큰 데다 선수다. 백은 삶을 확보하기 위해 124로 지켜둔다. 그러자 109 때부터 아껴두었던 125로 넘어간다. 백도 126으로 반상최대의 곳을 두어간다. 흑이 약간 유리한 형세다. 118=10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