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주도층은 ‘어른아이 40대’? ‘2030 우먼파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03시 00분


김난도-김용섭씨 2014년 전망 엇갈려… 여가에 육체노동 확산은 공통 전망

한 스포츠업체에서 주최한 마라톤대회 모습. ‘트렌드 코리아 2014’에 따르면 올해 10월 6일 하루에만 전국 17곳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렸고 10월 한 달 동안 80개에 달했다. 책은 몸에서 즐거움을 찾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마라톤과 페스티벌이 결합된 다양한 행사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 스포츠업체에서 주최한 마라톤대회 모습. ‘트렌드 코리아 2014’에 따르면 올해 10월 6일 하루에만 전국 17곳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렸고 10월 한 달 동안 80개에 달했다. 책은 몸에서 즐거움을 찾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마라톤과 페스티벌이 결합된 다양한 행사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해 말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북유럽식 자녀양육법을 추구하는 30대 젊은 엄마 ‘스칸디 맘’을 올해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책 육아’가 인기를 끌었고, 아빠들도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출연진처럼 자상한 부성애를 가진 ‘스칸디 대디’로 변신했다.

또 트렌드 연구가인 김용섭 씨는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을 2013년 트렌드로 전망했다. 1970, 80년대 문화는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이지만 1990년대 문화의 인기는 장기간 지속된다고 봤다. 올해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전작 ‘응답하라 1997’을 능가하는 관심을 모으며 1990년대 복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일부 트렌드는 이미 해묵은 유행이거나 제대로 적중하지 못한 것도 있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미래에 대한 통찰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기존 언론보도를 짜깁기한 한계가 엿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트렌드 적중에 실패한 곳은 독자들의 항의에 시달리거나 슬그머니 트렌드 시리즈 출간을 접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2014년 트렌드를 전망한 책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최근 출간된 2014년 트렌드를 전망한 책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14년 갑오(甲午)년을 앞둔 연말, 어김없이 트렌드 적중을 자신하는 책들이 출간됐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4’(미래의창), 김용섭 씨의 ‘라이프트렌드 2014’(부키), KOTRA의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알키)가 제시한 공통 트렌드와 엇갈린 전망을 정리했다.

공통점은 ‘몸’이다. 김난도 교수는 ‘나포츠(night+sport)족’과 ‘노동 세러피’를 내년 트렌드로 뽑았다. 정신노동에 지친 몸과 마음을 땀을 내는 운동이나 육체노동으로 달래는 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될 거란 전망이다. 김용섭 씨는 신조어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를 제안했다. 나이 든 사람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농사짓는 불편함을 재밌는 놀이로 즐기는 문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서울에만 70만 명 이상이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있다.

내년 소비 트렌드를 이끌 세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난도 교수는 ‘어른아이 40대’에 주목했다. 내년이면 1990년대 문화를 이끈 X세대(1966∼1974년생)가 모두 40대가 된다. 수적인 규모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보다 약 50만 명이 더 많다. 1990년대 압구정동 오렌지족으로 활약하던 소비 본능과 함께 수백만 원짜리 장난감도 구매하는 놀이 본능도 갖고 있어 문화 소비의 주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OTRA에 따르면 영국에도 어린 아기가 스마트폰을 갖고 노느라 장난감을 멀리하지만 ‘키덜트(kid+adult)’ 어른들이 비싼 장난감을 구매해 오히려 완구산업이 증가세에 있다.

반면 ‘라이프 트렌드 2014’는 소비 빙하기를 맞아 2030세대 젊은 여성들의 활약에 주목했다. 젊은 여성들의 소비 여력도 하락세지만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고급 과자나 프리미엄 생수, 네일 아트에 주저 없이 지갑을 열 것으로 봤다.

2014년에는 2월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아경기와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린다. 김난도 교수는 스포츠 행사가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봤고, 김용섭 씨는 국산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줄어 애국 마케팅이 예전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트렌드 코리아 2014#라이프트렌드 2014#김난도#김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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