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쪽에 일월오봉도, 뒤쪽에 해반도도… 양면 궁중화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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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한국의 도교문화’ 전

19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일월오봉도’(위쪽)와 ‘해반도도’. 양면에 그림을 그린 유일한 궁중장식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9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일월오봉도’(위쪽)와 ‘해반도도’. 양면에 그림을 그린 유일한 궁중장식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불교나 유교에 비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의 도교에 초점을 맞춘 유물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10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한국의 도교 문화-행복으로 가는 길’을 개최한다. 국보 6건과 보물 3건을 포함한 유물 300여 점을 모아 도교문화 전반을 살피는 대규모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되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는 19세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뒤쪽에 ‘해반도도(海蟠桃圖)’가 그려져 양면이 회화인 유일한 궁중 장식화다. 해반도도는 도교에서 최고 여신으로 여기는 서왕모의 과수원에서 3000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는 복숭아 ‘반도’를 그린 것으로 왕의 불로장생을 축원하는 뜻을 지녔다. 두 그림 모두 도식적이지 않고 세련미가 넘쳐 당대 최고의 궁중 화가가 그린 작품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도 처음 선보인다. 주역참동계는 주역 64괘를 이용해 수련하는 원리와 과정을 담은 책으로 ‘포박자’ ‘황정경’과 함께 도교 3대 서적으로 꼽힌다. 16세기 조선 관료 신언식(申彦湜·1519∼1582)의 무덤에서 출토됐다. 1441년(세종 23년)에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라는 금속활자로 찍어 간행했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성서를 찍어냈던 시기보다 42년 앞선다.

국보 제287호인 ‘백제 금동대향로’와 국보 제139호 ‘김홍도필 군선도 병풍’도 쉽게 만나기 힘든 작품이다. 금동대향로는 불교 의식에 쓰던 유물이지만, 신선들이 산다는 신산(神山)을 표현한 조각들은 도교적 세계관이 뚜렷하다. 군선도는 소를 타고 도덕경을 든 노자처럼 도교에서 신선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내년 3월 2일까지. 02-2077-9000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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