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이 사진의 전부가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7일 03시 00분


김아타 ‘RE-ATTA’展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에 자리한 사진가 김아타 씨(58·사진)의 작업실은 밝고 널찍했다. 국제무대에서 그를 주목받게 한 ‘온에어(On-Air)’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대형 캔버스를 장기간 야외에 설치한 뒤 수거한 ‘자연 드로잉’ 시리즈들이 가지런히 놓인 공간에서 작업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2008년 로댕갤러리(현 플라토미술관) 이후 그가 6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10일∼2월 7일 서울 도산대로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열리는 ‘RE-ATTA’전. 조리개를 8시간 열어두고 도시를 촬영한 ‘8hour’, 이미지를 무수히 중첩한 ‘인달라’, 역사적 상징물을 얼음조각으로 만들어 녹아가는 과정을 담은 ‘아이스 모놀로그’ 연작 등. 40여 점을 통해 ‘온에어’를 한꺼번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움직이는 것은 사라지고 건물만 남은 장노출 사진과 흐릿한 색면그림처럼 다가오는 중첩된 이미지들. 작업실에서 만난 그에게 뭘 보여주고 싶은 작업이냐고 묻자 “텅 빈 것!”이라 답한다. 그는 “내 작업의 핵심은 색에서 빛을 찾는 것. 곧 사물에서 본질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보이는 것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재현하는 것. 하지만 내 작업에선 보이는 것만이 사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김아타 씨의 ‘논어-15817’. 경전 속 글자를 하나씩 찍어 중첩한 ‘인달라’ 시리즈의 작품이다. 313아트프로젝트 제공
김아타 씨의 ‘논어-15817’. 경전 속 글자를 하나씩 찍어 중첩한 ‘인달라’ 시리즈의 작품이다. 313아트프로젝트 제공
‘논어’의 글자 1만5817자를 하나씩 따로 찍어 겹쳐놓고, 세계의 12개 도시를 1만 컷씩 찍어 중첩시킨 ‘인달라’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색면 추상화 같지만 세상 모든 것들이 관계 맺고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02-3446-313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김아타#온에어#자연 드로잉#RE-ATTA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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