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93이 노리는 곳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 민상연 2단 ● 박정환 9단
8강전 4보(72∼98)

72를 선수하고 74로 두는 것이 백이 보아둔 작전. 75로 둬 흑도 큰 피해는 없는 모습이다.

76 대신 참고 1도처럼 백 1로 잇고 백 3으로 패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이어 흑 10(흑 4의 자리)에 패를 때리고 나면 백의 팻감이 부족하다. 흑은 자체적으로 팻감이 있어 백의 무리.

78로 이은 것은 흑을 잡겠다는 것이 아니고 실리를 차지하겠다는 뜻이다. 한발 물러선 것이다. 79는 정수. 참고 2도처럼 흑 1로 나오면 백 2로 두는 수가 좋아 백 10까지 흑이 기분 나쁜 형태다.

82로 두면 89까지는 필연의 진행. 백은 하변으로 넘어가고 흑은 중앙 백 3점을 잡는 등 두터워져 피차 불만 없다. 이 장면 전까지 백이 약간 우세했기 때문에 우변이 호각으로 마무리된 것은 백으로선 환영할 만한 결과다. 더구나 백은 선수를 잡았다.

민상연 2단은 선수로 90으로 젖혀 백 대마의 안전을 확보해 놓은 뒤 92를 차지한다. 비록 한 칸 벌림이라 작아 보이지만 하변에 침입하는 맛을 없앤 큰 수다. 신예답지 않은 노련미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93을 선수하는 흑은 내심 노림수가 있다. 95, 97을 선수하며 다시 한 번 꼼꼼히 수를 읽는 박정환 9단. 박정환의 노림은 무얼까.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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