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럴 줄 알았지.” 이런 말 들어 본 적 있나요? 경우에 따라 칭찬일 수도 있고, 꾸지람일 수도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편견처럼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상대는 이미 예정된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의 변화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말을 매일 듣는 아이의 하소연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왜 내 손만 닿았다 하면 멀쩡한 것도 부서지고 망가지고 고장 날까요? 나는 잘하려고 한 행동들이었는데요. 집에선 엄마가, 학교에선 선생님이,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까지 같은 말을 합니다.
화도 나고 변명도 하고 싶지만 같은 말을 자꾸 듣다 보니 이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만나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는 사고뭉치…. 그러다 학교에서 조별로 이뤄지는 모둠 수업에서 커다란 세계지도를 잘 그렸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선생님 반응이 의외입니다. “네가 웬일이냐? 해가 서쪽에서 뜨겠군.” 이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지만 아랫배에서 무엇이 화끈거리며 올라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무심한 행동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자존, 우울, 정의, 이렇게 정확한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마음 속 작은 흔들림에 작가의 시선이 닿아 있습니다. 조금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조금 비겁했던 일이 있을 때, 조금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조금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아주 조금 움직인 마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참 우울하다는 초등학교 교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재미있고 즐거워야 하는 나이에 우울하다니요. 아주 큰 목표에 가려서, 아주 작은 마음 따위는 무시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슬펐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마음을 싣고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다 읽고 나면 자기 마음속 불만도 돌아보게 됩니다. 제목인 ‘불만 고백’은 속삭이는 느낌이라 너무 점잖습니다. 내 기분은 조금 강도 높은 제목으로 써 보면 어떨까요? ‘불만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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