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로 만든 요고 진도 앞바다서 첫 발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고려청자 265점도 함께 나와

도기(陶器)로 만든 요고(腰鼓·허리가 잘록한 장구)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3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진도군 오류리에서 진행한 수중발굴 조사에서 요고를 비롯해 고려청자와 용무늬 청동거울, 임진왜란 포탄 등 유물 500여 점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유물들은 삼국시대 초기 토기부터 고려와 조선 유물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른다.

장구의 원형으로 알려진 요고는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에서 사용되던 악기. 중국 지린 (吉林) 성 지안(集安)에 있는 고구려 5회분 4호묘와 5호묘 벽화에도 등장한다. 지금까지 2009년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발굴된 청자 요고를 포함해 나무나 청자로 만든 요고는 있었으나 도기 요고는 처음 나왔다.

이번에 발견된 요고는 전체 길이 25cm에 양쪽 울림통의 지름은 12와 11.2cm. 이날 발굴 유물을 바탕으로 요고의 모습을 재현한 이복수 악기장(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2호)은 “양쪽 울림통의 지름이 다른 이유는 음폭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며 “울림통 내부에 소리의 공명을 위한 울림테가 있어 확실한 악기의 증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중발굴의 또 다른 특징은 오리와 원앙 모양 향로, 참외 모양의 정병, 베개와 같은 고려청자(265점)가 다수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날 특별 해설을 자청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수준 높은 청자 작품이 많아 도자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발굴 해역이 운반선이 지나다니던 항로로 추정돼 당대 해상무역의 역사도 아울러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려 청동거울인 쌍룡운문대경(雙龍雲紋帶鏡)과 조화문경(鳥花紋鏡), 11∼13세기 중국 송나라 동전인 원풍통보(元豊通寶)와 가태통보(嘉泰通寶), 임진왜란 때 썼던 천자총통(天字銃筒)과 지자총통(地字銃筒)의 포탄인 석환(石丸)도 다수 발견됐다. 연구소는 2012년 제1차 조사에서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과 기린 모양 고려청자향로를 찾은 바 있다. 제3차 수중발굴은 올해 5∼10월 진행될 예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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