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가톨릭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諡福)을 승인했다고 로마 교황청이 8일(한국 시간) 밝혔다. 이로써 한국 가톨릭은 1984년 김대건 신부 등 103위에 대한 시성식 이후 30년 만에 큰 경사를 맞았다. 시복은 순교자 등을 교회가 공경하는 인물인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것으로 이후 성인(聖人)으로 추대된다.
외사촌 정약용의 영향으로 가톨릭 신앙을 갖게 된 윤지충(1759∼1791)은 교리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됐으며 한국 최초의 가톨릭 순교자로 기록돼 있다. 함께 시복되는 123위는 1791∼1888년 순교자들이다.
이번 시복 발표에 따라 교황이 방한해 직접 시복식을 집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1984년 103위에 대한 시성식은 당시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 해외선교 매체인 아시아뉴스는 “교황이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개막하는 8월 13일 한국을 찾아 가톨릭의 성모승천대축일인 15일 시복식을 주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이 매체를 인용해 “교황이 방한 기간 중 남북한의 통일을 기원하는 미사를 집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9일 “시복된 순교자들 중에는 신분 제도를 넘어 남녀평등과 인간적 권리 신장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많다”며 “이 순교자들의 공동체처럼 사랑으로 서로를 아끼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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