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63으로 한 칸 뛰어 우하귀에 큰 모양이 생겼다. 우변 백 3점이 미생이라 우하귀가 자연스레 흑 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흑의 우세. 김지석 9단은 64부터 힘으로 밀어붙여 변화를 꾀하고 있다.
흑이 69까지 일직선으로 뻗었을 때 백의 고민이 시작된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고 싶다. 흑 2로 가르고 나오면 백 3으로 호구한 채 모양을 갖추고 기다리면 백도 두터워 버틸 만하다. 하지만 이 그림은 실리가 부족하다. 그래서 실전에서 70으로 지켜 먼저 집을 챙긴다.
박정환 9단은 역으로 백이 두고 싶었던 자리, 71로 둔다. 여전히 흑의 호조. 백은 72, 74로 임시로 조치한 뒤 76으로 두 칸 뛰어 달아난다. 흑이 77로 꼬부리자 우변이 다급해졌다. 얼기설기 놓인 백대마를 수습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렇게 손 따라 둬서는 진다.
싸움꾼 김지석은 승부수를 택했다. 80으로 끊고는 82로 나간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흑 2에 백 3으로 젖히면 흑도 편치 않다. 흑이 좌변에서 후수로 옹색하게 산다면 백도 우변을 수습해 충분한 그림이다. 하지만 김지석은 이 참고도를 버리고 끊어 싸우는 길을 택한 것. 84는 유일한 타개책으로 이런 모양의 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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