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이 106, 108로 흑을 끊어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흑이 109로 단수한 데 대해 반발하지 못하고 110으로 이어야 하는 게 아프다. 또 수가 메워진 데다 둘로 쪼개진 백 대마의 생김새가 좋지 않다. 바둑에서는 모양이 좋지 않으면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다.
박정환 9단은 111로 일단 살아둔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한 칸 뛰어 백을 잡으러 가면 어떻게 되나. 흑 3을 선수해야 하는데 백 4, 6으로 받아 수상전 양상이 되고 흑이 잡힐 수도 있다. 흑으로선 모험이기 때문에 111로 안전하게 둔 것.
백은 112로 보강했지만 아직도 맛이 나쁘다. 하지만 참고 2도처럼 실전과 반대방향인 백 1로 받으면 더 치명적이다. 흑 2, 4를 선수한 뒤 흑 6부터 흑 22까지 당장 수가 나기 때문이다.
흑은 113으로 단수해 좌상변 대마의 안전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이 수로는 우변을 보강하는 게 더 좋았다. 우변이 전부 집이 되면 상황 끝이었다. 결국 백은 114부터 120까지 살아갔다. 아직은 백이 버텨볼 만한 상황이다.
이때 123, 125로 나와 끊는 박정환. 여기서 수가 난다면 그것으로 바둑은 흑의 승리가 된다. 과연 수가 나는 것인가. 다음 보에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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