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24)은 박정환 9단(21)에게 유독 약하다. 이 대국 전까지 14판을 두었으나 3승 11패. 김지석에게 박정환은 천적인 셈이다.
김지석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대국 초반 의표를 찌르는 수를 들고 나왔다. 우상귀 10으로 걸치는 수. 이 수로 인해 우상귀 정석이 달라졌다. 이로 인해 전 판이 소용돌이쳤다. 마치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36이 실착이었다. 참고 1도처럼 백 1을 먼저 밀어둘 곳이었다. 지금이라면 흑은 2로 받는 정도. 백 3부터 백 7까지 실전보다 백이 훨씬 편하다. 수순의 차이가 큰 변화를 불러왔다.
이후 흑 대마와 백대마가 얽혀 중앙으로 싸움이 번졌다. 밀리는 듯하자 백은 80, 82로 끊는 승부수를 들고 나왔다. 여기서 흑이 완착을 두지 않았다면 승부가 더 일찍 끝날 수도 있었다.
참고 2도가 그것. 실전처럼 85로 내려설 게 아니라 좌상귀 흑 1에 붙였으면 흑이 쉽게 이겼을 것이다. 백 2부터 흑 7까지 예상할 수 있는데 ‘가’와 ‘나’가 맞보기여서 백이 곤란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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