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라 여행박람회]붉은 철쭉-노란 털조장, 봄 무등산은 세계의 공원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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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명산 ‘무등’이 날 부르네

무등산은 다음 달 4일 국립공원 승격 한 돌을 맞는다.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화순·담양군 75.4km²에 걸쳐 있다. 완만한 흙산이지만 곳곳에 바위 무더기(너덜)가 있고 정상 주변은 5, 6각형 돌기둥(주상절리)이 최고 9m 높이로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무등(無等)이란 지명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무등산의 사계는 봄 철쭉, 여름 계곡, 가을 억새, 겨울 설경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특히 3, 4월경 무등산 주변엔 꽃이 만발하지만 정상엔 눈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광주 시민에게 무등산은 어머니의 같은 산이다.

호남의 명산이자 안식처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무등산을 찾은 등산객 등이 396만 명이라고 25일 밝혔다. 무등산은 전국 21개 국립공원 가운데 마지막으로 최근 승격됐다. 그럼에도 무등산은 21개 국립공원 가운데 북한산, 한려수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인파가 찾은 곳이다. 무등산은 호남을 대표하는 명산이자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안식처다. 무등산 주요 산줄기는 소백산맥이며 가장 높은 천왕봉은 1187m. 10도 미만 경사지가 전체 65%를 차지할 정도로 완만하다. 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짜는 연간 53일.

무등산 최고봉인 천왕봉 일대는 서석·입석대 등으로 불리는 수직 기둥(절리)이 성벽을 이루듯 치솟아 있다. 서석·입석대는 천연기념물 465호다. 무등산 곳곳에선 너덜을 볼 수 있다. 무등산 주변엔 정자 30곳, 사찰 등 지정문화재 17점이 산재했다. 특히 무등산에는 겨울에도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풍혈(風穴)이 30곳 이상 있다. 풍혈에서는 한겨울에도 최고 영상 17도의 바람이 나온다.

무등산은 자원의 보고다. 무등산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2000여 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무등산을 상징하는 식물, 동물(깃대종)은 털조장나무와 수달이다. 털조장나무는 이른 봄 노란 꽃을 피우며 맑은 향기를 가져 치유의 나무로 불린다. 무등산 곳곳에 털조장나무 군락이 있다.

명품을 넘어 세계공원으로


광주시 등은 무등산을 생명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탐방 체험관 건립, 정상 일대의 방송탑 정비, 원효사 시설 이주,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탐방 체험관은 용지 2만 m², 건축면적 1만 m² 규모로 산악박물관과 연수·문화·숙박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무등산 정상 주변 방송 통신시설 통합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무등산 정상에는 지상파 방송 송신탑 5기, KT중계탑이 있다. 또 무등산 북쪽 정상 인근에 있는 원효사 일대 상가와 음식점도 깔끔하게 정비될 예정이다.

무등산을 명품을 뛰어넘어 세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사업이다. 광주시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통해 무등산을 세계지질공원 인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첫 단추를 끼울 계획이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8500만∼8700만 년 전 화산 분출로 형성된 5, 6각형 암벽이며 전체 면적은 11km² 이상이다. 도심 인근 해발 고도가 750m 이상 되는 산에 자리한 것이 독보적이다. 무등산 내 사유지를 정부가 서둘러 매입하는 것이 세계 공원 조성에 중요한 조건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무등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체계적인 생태계 보전, 유적·경관 보호는 물론이고 세계적 명품 산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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