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좌파 골목대장들’ 한자리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루카치 등 16명 인터뷰 ‘좌파로…’ 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세를 풍미한 세계 좌파의 골목대장이 대거 모였다. 헝가리 출신의 문예이론가 죄르지 루카치(1885∼1971),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가 장 폴 사르트르(1905∼1980), 독일 출신의 트로츠키주의 이론가 에르네스트 만델(1923∼1995), 미국을 대표하는 반미론자 놈 촘스키(1928∼), 지리학과 마르크스주의를 결합한 영국의 데이비드 하비(1935∼), 일본의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가 아사다 아키라(淺田彰·1957∼), 중국의 신좌파이론가 왕후이(汪暉·1959∼)….

사계절 출판사가 최근 펴낸 ‘좌파로 살다’에 등장하는 좌파이론가 16명의 면면이다. 대부분 1950년대를 전후해 현실사회주의로서 스탈린주의와 결별했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틀렸고, 마르크스가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1956년 소련이 헝가리혁명을 무력 진압한 뒤 유럽에선 신좌파(New Left)라 불리는 새로운 좌파세력이 형성됐다. 최근 별세한 영국의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과 역사학자 에드워드 파머 톰슨, 문화이론가 레이먼드 윌리엄스가 1960년 창간한 영국의 격월간지 ‘뉴 레프트 리뷰’는 이를 대표한다. ‘좌파로 살다’는 이 잡지에 심층 인터뷰가 게재된 100여 명 중에서 현재 이 잡지의 부편집장 프랜시스 멀헌이 뽑은 16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Lives on the Left’·2011년)을 번역한 것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20세기 좌파 역사에 빠져선 안 될 것 같은 인물이 오히려 눈에 띈다. 프랑스의 루이 알튀세르,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네그리, 일본의 가라타니 고진, 슬로베니아의 슬라보이 지제크가 빠져 있다. 지역과 사조가 겹치지 않게 고심한 결과라지만 일본과 중국 이론가는 보이는데 한국의 그 수많은 좌파 논객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좌파이론가#좌파로 살다#죄르지 루카치#장 폴 사르트르#에르네스트 만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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