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백, 팻감이 부족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 박정환 9단 ● 이세돌 9단
도전자결정전 1국 10 보(196∼219)

흑이 199로 끊어간 데 대해 백이 200, 202로 둔 것은 이미 패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수들은 흑에게 팻감을 더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후 백은 204부터 210까지 팻감을 쓰고 있으나 거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백이 216으로 두어 팻감을 많이 만들려 하자 흑은 가만히 217로 늘어둔다. 좋은 응수. 참고 1도처럼 흑 1로 뛰는 것이 보통의 행마다. 하지만 백 2부터 백 6까지 좀 복잡해진다. 물론 흑 7, 9로 두면 백이 어려워 보이지만 유리한 흑으로서는 이렇게 변화의 여지를 줄 필요가 전혀 없다. 217의 의미는 백이 젖히면 바로 끊어 간명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구태여 어려운 길을 선택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세돌 9단은 지금 풍요롭다.

219의 팻감에 백은 항복을 선언했다. 계속 둔다면 어떻게 됐을까. 참고 2도처럼 흑 7부터 흑 15까지 흑의 팻감이 많아 하변 백 대마는 죽는다. 백이 달리 팻감을 쓸 곳도 없어 20여 집의 큰 차이로 흑이 우세한 그림이다.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지만 이번에도 국수전에서 도전자가 되는 데에는 실패했다. 203 209 215=○, 206 212 218=198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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