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책 vs 책]익숙하면서 낯선 중국의 모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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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잡히는 중국/김정희 외 지음/396쪽·1만8800원·차이나/하우스
◇차이나 핸드북/성균중국연구소 엮음/544쪽·1만8900원·김영사

중국인의 삶과 역사가 묻어나는 황허 강.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미래는 20년 남짓한 수교 이후의 관계보다는 수천 년간 함께 지나온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더 밝아지지 않을까. 차이나하우스 제공
중국인의 삶과 역사가 묻어나는 황허 강.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미래는 20년 남짓한 수교 이후의 관계보다는 수천 년간 함께 지나온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더 밝아지지 않을까. 차이나하우스 제공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이 차이나!’

중국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겠다는 같은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형식과 내용은 많이 다르다. 두 책을 비교하다 보면 상반된 인상이 쉬지 않고 떠오른다.

‘인문학적 감성과 사회과학적 분석. 고급 여행안내자와 나 홀로 여행의 안내서. 미리 읽어두면 좋은 책과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책. 문화 안내서와 사회과학 데이터베이스….’

전자는 ‘한 손에 잡히는 중국’이고 후자는 ‘차이나 핸드북’이다. 같은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차별화됐다.

“중국 민족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황허(黃河) 강은 황토 고원을 거치며 이루어진 것인데 이로부터 ‘황허가 맑아지는 일’이라는 비유가 생겼다. 이는 불가능한 일을 뜻한다. … 중류에는 후커우(壺口) 폭포가 있으며 그 아래로 65km 떨어진 곳에는 잉어가 뛰어오르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의 고사성어가 만들어진 ‘룽먼(龍門)’도 있다.”(‘한 손에…’)

“황허의 길이는 약 5464k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다. 황허는 중국 문명을 상징하는 강이지만 과거 잦은 홍수와 유로 변동으로 재해의 상징이기도 했다. … 황허는 최근 단류 현상을 겪었으며, 중국 정부는 창장(長江) 강의 물을 인공 도수로를 통해 황허로 옮기는 ‘남북수조’ 사업을 진행해왔다.”(‘차이나…’)

역사와 문화로 접근하는 방식과 사회과학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맞서는 듯하다. 소재와 주제 선정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두 권 모두 익숙하면서 낯선, 그리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잘못 알고 있을 법한 중국을 만나게 해준다.

음식문화와 영화산업, 사회주의 중국 성립까지 16개 테마를 포괄적으로 다룬 ‘한 손에…’는 풍부한 사진과 지도를 통한 입체적인 접근법이 눈에 띈다. 지리, 종교, 교육, 정치 문제를 다루는 방식도 중국인의 의식을 반영했다. 그 방식은 공동 집필자들이 ‘즐기는 듯’ 써내려간 것으로 마치 중국 문명의 자취를 다큐멘터리로 보는 듯하다.

‘차이나…’는 중국의 정치, 외교, 경제 등 8개의 대범주 아래 105개의 주제를 각종 통계까지 동원해 다뤘다. ‘중국에 부임하는 이들에게, 중국을 공부하는 학생과 정책 당국자들이 책상에 늘 꽂아두고 참고할 만한 책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성균중국연구소가 중국 전문가 74명과 머리를 맞댄 기획의 결과물이다. 그러면서도 여느 백과사전류와 달리 권력 엘리트 선발 과정에서 공산당 내 불협화음, 미국의 동아시아 회귀와 일본과의 영토 갈등, 개혁 개방의 그늘인 계층 간 격차 확대 등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 앞에 놓인 주요 현안을 지적하고 중국의 해법을 제시한다.

어느 책이 더 나은지 고르라는 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우문(愚問)과 같다. 언제 엄마를 찾고, 언제 아빠가 필요한지의 문제이니 취향과 활용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즐거움을 누리면 될 것 같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한 손에 잡히는 중국#차이나 핸드북#여행#역사#정치#외교#경제#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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