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국제도서전 개막
전시장 한복판에 한국관 차려… 전자출판-아동도서 높은 관심
‘마당을…’ 대형서점 판매 1위… “서양작가 상상 못할 결말” 찬사
이정명의 ‘별을…’도 큰 인기
《 “올해 크리스마스에 어떤 책이 히트할지 궁금하다면 런던도서전을 놓치지 마라!” 세계 출판인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 짧은 문장에는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2만5000여 명에 달하는 출판계 관계자들이 몰려드는 영국 런던도서전의 국제적 위상이 압축돼 있다. 》
제43회 런던도서전이 8일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10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마켓 포커스)은 한국이다. 8일 오전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 헬렌 그랜트 영국 문화커뮤니케이션 창조산업부 차관, 잭스 토머스 런던도서전 조직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진 한국관은 제2전시장 한복판에 500여 m² 규모로 차려졌다. 한국관에는 국내 출판·인쇄업체와 만화·웹툰 업체가 입주한 비즈니스관과 한국 대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특별전시관이 들어서 국내 도서 콘텐츠의 매력을 전 세계인들에 뽐냈다.
올해 런던도서전의 주목할 흐름은 전자출판과 아동도서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독일에 이어 유럽의 2대 출판시장인 영국에서는 2012년 기준 종이책 매출(39억 파운드·6조8000억 원)이 전년도보다 1% 줄어든 반면 전자책 매출(4억1100만 파운드)은 66% 늘었다. 특히 아동용 전자책 매출이 71% 증가하며 전자책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사전행사로 도서관 개막 하루 전인 7일 런던 퀸엘리자베스 2세 회의장에서 열린 ‘디지털 마인드 콘퍼런스’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전자책 관련 현안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 열리는 이 행사에는 한국의 예스24를 비롯해 아마존, 하퍼콜린스, 펭귄그룹 등 전 세계 전자책 출판 관계자 수백 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차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번 도서전에 초대받은 한국 작가 10명에 소설가 황석영 이문열 이승우 김인숙 신경숙 김영하 한강과 시인 김혜순 외에 ‘이끼’와 ‘미생’으로 유명한 웹툰 작가 윤태호와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가 황선미가 포함된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 영어판은 지난주 영국 대형서점 ‘포일스’의 워털루점에서 종합베스트 1위에 깜짝 등극했다. 코르티나 버틀러 영국문화원 문학부장은 “‘마당을 나온 암탉’은 모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서양 작가들은 상상하지 못했을 비극적 결말로 영국 청소년은 물론 성인 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했다. 최근 영국 최대 출판그룹 맥밀란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정명 작가의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 영어판도 ‘워터스톤’ 등 대형서점에 전시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높였다.
토머스 조직위원장은 한국관 개관식에서 “케이팝과 영화, 게임 같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를 무대로 거둔 성공에 대해 잘 안다”며 “도서전 기간에 한국 문학이 보여줄 모습에도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윤태호 작가는 “웹툰은 인터넷 기반인 데다 그림과 이미지 중심이어서 순수문학보다 해외진출이 용이하다”며 “한국 웹툰은 올해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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