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다이제스트]사랑은 왜 불안하나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랑은 왜 불안하나
에바 일루즈 지음·김희상 옮김/135쪽·9800원·돌베개

에바 일루즈(53)는 ‘여자 바우만’이 될 것인가. 현대소비사회를 예리하게 분석한 유대계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서가 최근 한국에 수십 종이나 번역됐듯 유대계 여성 사회학자 일루즈 붐도 심상치 않다. 벌써 7종의 책이 번역됐는데 최근 10개월 사이에 세 권째다. 이번 책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그레이의 50가지 이야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도마조히즘의 확산이 글로벌 자본주의의 산물임을 통박한다. 현대 자본주의가 초래한 불확실성과 불안성이 남녀 간 사랑에 기형적으로 투영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이승원 지음/308쪽·1만7000원·천녀의상상

1909∼1910년 발간됐던 국한문 혼용 일간지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평 29컷과 당시 신문 기사와 광고를 토대로 대한제국기(1897∼1910년)의 풍속사를 담아냈다. 당시는 서양식 혼례를 올리는 게 기삿거리가 되고 시어머니 등쌀에 이혼한다는 ‘이혼고백장’이 광고로 실리는 당돌한 시대였다. 또 연극 공연장이 남녀 간 최고의 부킹 장소로 각광받고, ‘삼십육계’가 당첨 확률 36 대 1의 도박의 대명사로 불리던 기발한 시대였다. 저자는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과 ‘학교의 탄생’을 통해 근대 미시사를 탐구해온 국문학자다.

      
       
       
마음의 그림자

로저 펜로즈 지음·노태복 옮김/728쪽·2만8000원·승산

‘황제의 새 마음’(1989년)에서 인간의 의식이 물리법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를 통해 이를 구현할 수 없음을 설파한 영국의 세계적 수리물리학자 로저 펜로즈가 1994년 발표한 후속작. 앨런 튜링의 컴퓨터 알고리즘과 쿠르트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접목해 컴퓨팅으로는 인간 마음의 비(非)컴퓨팅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음을 수리적으로 입증한다. 또 뇌신경세포 뉴런엔 고전역학이 적용되지만 뉴런과 뉴런을 잇는 시냅스엔 양자역학이 개입한다는 점을 들어 인공지능의 한계를 지적한다.

       
        
        
헤겔

찰스 테일러 지음·정대성 옮김/1080쪽·5만 원·그린비

공동체주의 사상가로 유명한 찰스 테일러가 1975년 발표한 방대한 분량의 헤겔 철학 해설서. 헤겔 철학에 대한 영미권 해설서로는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다. 독일 관념론의 혁신적 완성자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자신의 모국(프로이센 왕국)을 절대시함으로써 보수적 사상가로 낙인찍힌 헤겔 사상의 모순성을 계몽주의와 낭만주의를 함께 지양하려 한 변증법적 열망의 산물로 포착한다. 특히 난해하기로 유명한 ‘정신현상학’과 ‘논리학’ 같은 헤겔의 주저를 꼼꼼히 읽어낸 독법이 돋보인다.


#헤겔#마음의 그림자#저잣거리의 목소리들#사랑은 왜 불안하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