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조계사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연등행렬이 서울 종로를 지나는 모습.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
불교계 각 종단이 모인 봉축위원회가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5월 6일)을 맞아 정한 표어다. 표어는 ‘동체대비(同體大悲·대자비를 의미하며 불(佛), 보살(菩薩)과 중생이 동일함)의 사회적 실천과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갈수록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어 소외된 이웃들이 많아지는 이때 이웃과 사회를 향한 봉사를 실천하자는 뜻도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이 땅에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오신 부처의 뜻을 기린다. 봉축 행사의 서막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봉축 점등식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보 제11호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형상화한 ‘미륵사지 탑등’에 불을 밝히고 탑돌이를 진행했다. 탑등은 높이 20m로 실제 석탑의 70% 크기로 제작됐으며 5월 7일까지 불을 밝힌다.
미륵사지 탑등을 세워 불을 밝히는 것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과 탑의 원만한 복원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륵사지 석탑은 2001년부터 해체에 들어가 일제가 콘크리트로 땜질한 부분을 떼어내고 2016년 복원 공사가 마무리된다.
봉축위원회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26일은 부처님오신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이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은 진도 여객선 실종자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연등법회 중심으로 치른다. 어울림마당 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조계사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에서는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흰색 장엄등과 실종자 무사 귀환을 비는 적백 장엄등을 선보인다. 이 행렬은 보신각 앞에서 회향 한마당을 연다. 당초 문화공연과 강강술래를 계획했던 회향한 마당도 추모제 형식으로 치른다.
조계사 앞길에서는 전통문화마당이 27일 낮 12시∼오후 7시 펼쳐진다. ‘먹거리마당’에서는 연잎 밥, 차와 다식, 사찰식 자장면과 만두 등을 즐길 수 있다. 불교 지화(종이꽃), 대나무 피리, 연꽃 부채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전통마당’도 열린다. ‘템플&힐링마당’에서는 도형심리 검사, 명상과 요가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당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전통공연과 줄타기 등 계획했던 ‘공연마당’은 취소됐다.
전시와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27일 조계사 앞길에서는 외국인 400여 명이 참가하는 연등 만들기 대회가 열린다. 25일∼5월 11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등지에서는 전통 등 전시회가 열린다. ‘염원과 정성, 등불의 속삭임을 들어보세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에서는 갖가지 재료로 만든 등을 볼 수 있다. 전래동화를 주제로 한 ‘연꽃 심청’, ‘십자생 부조’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5월 7일까지 서울 청계천에서는 팔만대장경, 이순신 장군 등을 주제로 한 전통 등을 전시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8일 “지역별 부처님오신날 행사와 연등회는 실종자 생환과 희생자 추모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음악과 율동 등을 자제하고 엄숙하게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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