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은 이세돌 9단의 일류감각을 보여준다. 우변의 백 세력을 제한하고 상변 흑 세력의 품을 넓히겠다는 수. 얼핏 잘 떠오르지 않는 수다. 참고 1도처럼 평범하게 백 1로 받는 것은 흑이 원하는 그림. 흑 2부터 백을 밀어붙이고 흑 14로 상변 폭을 넓힌다. 우변은 뒷문이 열려 있어 크지 않다.
실전에선 백은 22로 귀를 파고들었고 흑은 23으로 붙여 싸움을 걸어간다. 백이 24로 끼운 것은 최강의 반발. 하지만 흑은 25부터 29까지 백의 선택을 종용한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넘어가면 흑 2, 4로 두어 전투는 불가피하다. 이어 흑 6까지 두고 나면 우변 백 모양이 먼저 무너져 백이 선택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조한승 9단은 실전에서 30으로 단수한 데 이어 32로 물러섰다. 흑은 기회를 잡았다고 보고 33으로 밀어간다. 34는 과감한 수. 이 수 대신 36 자리로 물러서면 흑은 34 자리로 계속 밀어갈 것이 뻔하다. 이 모양은 백이 눌려 기분 나쁘다. 그래서 34로 과감하게 사석작전을 택한 것이다.
흑은 41까지 맛 좋게 백 3점을 잡았다. 그 틈을 타 42로 귀의 백을 살리는 백. 백이 귀에서 쉽게 살아간다면 실리로도 뒤지지 않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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