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데이브 잉글도 지음·정용숙 옮김/192쪽·1만3500원·더숲
육아는 고되다. 아기가 아무리 예뻐도. 특히 ‘아빠’에게는 말이다.
TV 예능프로에는 홀로 육아를 척척 해내는 아빠들도 나오지만 공감하는 아빠는 드물다. 출연료 받고 일하는 연예인으로 보일 뿐. “저 돈 받으면 나도 육아 잘할 수 있다.” 초보 아빠들은 이렇게 속으로 외치리라.
이런 아빠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사진언론학 전공자이자 초보 아빠인 저자가 딸의 탄생부터 918일까지의 성장 과정을 위트 넘치는 글과 함께 100여 장의 사진에 담았다.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흔히 보는 옆집 아이 사진과 차원이 다르다.
방독면을 쓰고 똥 기저귀를 가는 아빠와 아빠가 못마땅한 딸, 아이의 두뇌발달을 핑계로 산 게임기를 신나게 즐기는 아빠와 이를 시크하게 보는 딸의 표정은 생생하다 못해 살아 숨쉰다. 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사진과 함께 저자는 “20개월 된 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일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사나운 원숭이 무리를 피해 갑판 위를 구르며 소금 통에 소금을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외친다. 동질감을 느끼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저자는 주한미군 출신의 아내 때문에 한국에 1년간 체류했었다. 이에 책 속 사진 곳곳에는 신라면, 강남스타일과 같은 한국 문화가 담겨 있어 보는 맛을 돋운다.
간혹 사진의 연출이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 속 유머는 아빠들로 하여금 ‘나라고 왜 즐겁게 육아를 못하겠는가’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하다. 육아,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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