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e Story 어느 모델의 말을 빌리자면 킬 힐은 특별한 날을 위한 레스토랑 코스 메뉴요, 청키 힐은 부담 없이 즐기는 가정식 백반이란다. 그의 말처럼 청키 힐은 편한 반면,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 하지만 런웨이 위에서 발로 먹고 사는 모델들에게 멋과 실용성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청키 힐이 있는지 물었다. 대답은 “Yes!”. 모델들이 직접 청키 힐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다. 물론 태그는 모두 제거한 상태. 걷고 뛰고 달리고 또 걷고, 혹독한 테스트에 통과한 영광의 청키 힐들을 소개한다.
01 SILVER METAL STRAP SPEC 유나이티드누드 | 45만8천원 | 안료를 덧칠한 메탈릭 가죽 | 7.5cm | 1.3X4.4cm | 250g (브랜드 | 가격 | 소재 | 굽 높이 | 뒷굽 면적 | 무게 순) COMMENT 번쩍이는 메탈 소재에 한 번, 피라미드 구조의 거대한 굽에 두 번 시선을 빼앗긴다. 앞코가 시원하게 뚫린 오픈 토 스타일은 오래 걸어도 땀이 차지 않아 좋다. 간혹 구두 밖으로 발가락이 삐져나오는 참사를 대비해 굵은 발목 스트랩도 달아놓았다. 스트랩은 벨크로 여밈으로 신고 벗기 편하게 디자인됐다. 멋★★☆ 내 안에 조형물 있다. 실용성★★☆ 가벼우나 여름에만 신어야 한다.
멋★★★ 트렌드를 과하지 않게 녹였다. 실용성★★★ 스커트와 팬츠 어디든 좋다. 03 CASUAL SLIP-ON SPEC 레이크넨 | 29만8천원 | 연한 핑크빛 송아지가죽 | 8.5cm(뒷굽11cm-앞굽2.5cm) | 3.0X3.2cm | 365g COMMENT 신분 상승 기회를 엿보던 슬립온이 이번 시즌 두툼한 굽을 달고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존의 벽돌 같은 투박한 플랫폼 대신 얄팍하고 미끈한 플랫폼을 장착하고서. 사실 앞굽을 빼면 보이는 것만큼 높지도 않다. 발등 부분에는 신축성 있는 밴드를 달아 슬립온의 편안함을 부각시켰다. 벚꽃처럼 화사한 흰 분홍색 가죽에 크로커다일 문양을 새긴 가공처리가 일품.
멋★★★☆ 슬립온 하나로 열 살쯤 어려진다. 실용성★★☆ 여름에는 땀 좀 차겠다.
04 CLASSICAL BOOTEE SPEC 유르트 | 17만8천원 | 이탈리아산 천연 양가죽 | 7cm(뒷굽8cm-앞굽1cm) | 3.3X3.3cm | 320g COMMENT 군더더기를 다 떼어내고 오로지 품질로만 승부하겠다는 위용. 최근 이 브랜드가 셀렙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힐을 신어본 모델들은 소탈하고 편안한 멋에 매료됐다며 이구동성. 독특한 커팅과 제각기 다른 우드 프린트 굽에 누구라도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멋★★★ 클래식은 언제나 강하다. 실용성★★★★ 지친 발에 휴식을!
05 GREY PLATFORM SPEC 엘레나제이 | 49만8천원 | 이탈리아산 천연 소가죽 | 9cm(뒷굽12cm-앞굽3cm) | 4.0X3.2cm | 360g COMMENT 구두라기보다 차라리 무기에 가깝다. 어마어마한 굽에 다칠 것 같으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나쁜 남자 같은 매력. 신어 보면 가벼운 움직임에 또 한 번 놀란다. 금속 대신 메탈릭한 가죽 소재를 테두리에 두르고 플랫폼과 뒷굽은 속을 텅 비워 무게를 줄였다. 웬만한 슬립온보다 가볍다. 이탈리아 장인의 한 땀 한 땀 스티치도 놓칠 수 없다.
멋★★★★ 치명적인 팜파탈. 실용성★★ 아껴서 신고 싶다. 06 TASSEL LACE-UP SPEC 아크로밧 | 27만8천원 | 인상적인 투톤 소가죽 | 7.5cm(뒷굽10cm-앞굽2.5cm) | 4.0X3.4cm | 410g COMMENT 청키 힐이라면 아무리 뭉툭하고 뚱뚱해도 용서가 된다. 동글동글 살이 오른 앞코는 엄지에서 새끼발가락까지 발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런 레이스업 타입의 슈즈는 발등 높낮이에 따라 끈 조절이 가능해 더욱 실용적이다. 3cm가량의 폭신폭신한 플랫폼도 높은 힐에 쉽게 탑승하게끔 도와준다. 시크한 블랙과 서슬 퍼런 블루 색상의 조화가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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