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18일 막을 내렸다.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제작비 40억 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3월 11일부터 89회 공연되며 관객수 8만 명을 기록했다. 뮤지컬계에선 “영화로 치면 ‘1000만 관객’ 급 대박”이라는 평도 나온다. 창작 뮤지컬은 초연에 제작비만 회수해도 성공이라고 보는데 ‘프랑켄슈타인’은 수억 원의 수익까지 냈다.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도 예정돼 있다.
이는 프랑켄슈타인이 삶과 죽음,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빠른 이야기 전개와 화려한 무대 미술을 선보이며 재미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흥행과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프랑켄슈타인의 성공 비결은 뭘까? 영리한 창작자와 실력파 배우들의 결합이 그 열쇠였다. ‘삼총사’ ‘잭 더 리퍼’ 등 라이선스 뮤지컬을 통해 경험을 쌓은 왕용범 연출가는 널리 알려진 소재를 재창작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류정한 유준상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은 탄탄한 기량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주목할 부분은 중구청 산하 공공극장인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뮤지컬 공연 기간이 대개 2∼3개월로 짧아 검증되지 않은 창작 뮤지컬에 민간 자본이 대규모로 투자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창작 뮤지컬은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진 스타 배우를 기용하지 않는 한 대부분 중소규모 작품에 머물고 있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한국에서도 잘 만든 대형 창작 뮤지컬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런 시도가 민간 자본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가요가 불러일으킨 한류 열풍을 창작 뮤지컬이 가속화시킬 수 있다. 그 첫 테이프를 ‘프랑켄슈타인’이 끊었다. 뒤를 이을 후속 주자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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