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좋은 수 116

○ 이창호 9단 ● 김진휘 초단
예선결승전 ５보(96∼119)

96으로 들여다보고는 98로 응수타진을 한다. 흑으로서는 끊는 수를 노리려면 99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 102, 104가 좋은 맥점. 참고 1도처럼 흑 1, 3으로 반발하고 싶지만 백 6까지 되면 되레 백을 도와주는 그림이다. 그래서 흑은 얌전히 105로 받은 것이다.

그 사이 백은 108까지 하변에 집을 만들며 안정을 이뤘다. 이번엔 흑이 109로 응수타진을 한다. 백은 직접 이곳에서 응수하지 않고 110으로 둔다. 좌변에서, 사는 수와 연결하는 맞보기 수로 흑의 예봉을 슬그머니 비켜났다. 흑은 111로 후수로 지켜야 했고 백은 112로 큰 곳을 선점했다. 백이 앞서가는 형세.

113의 한 칸 낮은 협공은 당연. 백으로서는 참고 2도처럼 백 1로 3·3에 뛰어드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전은 백 9까지 귀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흑 10으로 중앙을 틀어막으면 상중앙이 크게 불어난다. 이렇게 되면 흑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다.

이 때문에 백은 114로 붙이는 정석을 택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어 나온 116이 중앙 끊는 수를 노리며 중앙으로 머리를 내미는 일석이조의 좋은 수. 흑은 117로 받을 수밖에 없다. 흑은 괴롭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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