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끊임없는 회의에서 탈진하지 않으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1일 03시 00분


◇모던 미팅/알 피탐팰리 지음/정길락, 정구숙 옮김/136쪽·1만2000원·끌리는 책

조직에서 회의는 정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조직이 굴러가려면 회의를 통한 조정과 결정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효율적인’ 회의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는 회의, 너무 많다.

미국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저자는 그런 쓸데없는 회의가 안타깝다. 오죽하면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회의가 조직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했을까. 하지만 명확한 개념을 갖고 진행하는 회의는 조직은 물론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모던 미팅(modern meeting)’이라고 부른다.

모던 미팅에 필요한 7가지 법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는 지양하고(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려는 건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란다) △빠르게 진행하며 예정대로 끝내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만 참석하고 △준비가 안 된 이는 과감히 빼야 한다. △명확한 실행 계획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고 △단순히 정보 교환을 위한 회의는 불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브레인스토밍을 곁들이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조직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수직적이건 수평적이건 간에 어떤 의견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 리더가 귀는 닫은 채 주장만 되풀이하고, 조직원은 책임질 마음도 없이 눈치만 본다면 모던 미팅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 책이 제시하는 기법이 그리 와 닿지는 않는다. 구체적 사례 없이 명언집처럼 “…하라”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다 읽고 책을 덮었는데 다시 펼쳐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다음 회의 때 조금은 자세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모던 미팅#회의#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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