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은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그게 물질적인 보상이든, 정신적인 충만이든 행복은 삶의 목표가 된다. 그런데 이 책, 행복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지난해 여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행복을 진화론의 관점에서 ‘쉽게’ 설명하는 첫 저서를 집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이 책이다.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며,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도구란 설명이다.
갑자기 과학 얘기라 머리 아프다고? 전혀 걱정할 것 없다. 이 책, 두껍지도 않거니와 정말 문장이 쉽고 깔끔하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한국 학자들 솔직히 대부분 글이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도 편안하게 읽힌다.
내용도 간명하다. 행복은 “개를 서핑하게 만드는 새우깡”이다. 오랜 훈련을 통해 서핑 보드를 탈 수 있는 개가 있다고 치자.(실제로 있다.) 개는 서핑을 하겠단 생각을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됐다. 주인이 새우깡으로 유혹해 바다로 이끌었고, 보드에 올라타게 했다. 인간에게 행복이 이런 존재다. 생존이란 보드에 올라타도록 주어지는 새우깡이 바로 행복(쾌감)이다.
인간을 업신여긴다고 반발하는 이도 있겠다. 그런데 사실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간 너무 높게 봐왔다. 인류가 동물과 갈라져 문명을 이룬 시간이 얼마나 될까. 인류의 역사를 365일로 치면 고작 2시간 정도다. 나머지 364일 22시간은 싸움과 사냥, 짝짓기에 전념해왔다. 인간은 동물이니까. 행복은 그런 동물을 특별한 진화로 이끈 매개체 가운데 하나였다. 상호 교류가 주는 쾌감 덕분에 집단 사회를 이루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솔직히 서평이 필요 없는 책이다. 그냥 읽어보시라. 왜 한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의 국민은 북유럽 국민보다 행복하지 않은지, 행복이 진화의 산물이라면 유전자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결국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공감하고 안 하고는 각자의 몫이나, 시중의 수많은 행복지침서와 비교를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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