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영문학자 프랑코 모레티 스탠퍼드대 교수(64)가 1988년 발표한 문학이론서. 오늘날 유행하는 공포소설과 추리소설의 근대적 기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텍스트 분석으로 유명하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 프롤레타리아 계급, 드라큘라에 자본가 계급의 형상이 투영돼 있다는 해석이 대표적이다. 원서에선 이 책의 서문이지만 번역서에서 마지막 장으로 돌린 ‘영혼과 하피(그리스 신화에서 망자의 영혼을 낚아채는 날개 달린 정령)’는 수사학과 윤리학, 정치학의 통합으로서 문학을 논한 유명한 글이다.
개인 대 국가 허버트 스펜서 지음·이상률 옮김/252쪽·1만5000원·이책
영국 사상가 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생전엔 다윈마저 경의를 표했던 빅토리아시대 가장 성공한 사상가였다. 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자연 상태에 적용되는 적자생존론을 인간 사회에 적용한 ‘사회진화론(사회적 다윈주의)’을 창시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했다는 오해와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가 1884년 출간한 이 책은 그런 통념에 일격을 가한다. 스펜서는 “국가의 의무는 정의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 고전적 자유주의에 기초한 국가개혁론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한글논어 신창호 지음/508쪽·2만5000원·판미동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인 저자가 한글 세대를 위해 한글로만 풀어 쓴 논어다. 1부에서 논어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공자의 삶과 사상을 풀어주고, 2부에선 20장의 논어 원문을 현대적 한글로 풀고 그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 예를 들어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를 “삶에 필요한 기예를 배우고 익혀라. 그것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로 풀고 그 배움의 대상으로서 육예(六藝)를 ‘삶의 테크네’로 풀어내는 식이다. 원문은 맨 뒤 부록으로 실었다. 문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원문의 다층적 묘미까지 살리진 못했다.
브루크너, 완벽을 향한 머나먼 여정 박진용 지음/264쪽·1만9800원·리수
브루크너를 사랑했던 저자의 음악 칼럼집. 연세대 고전음악 감상 동아리 ‘연세음악동우회’ 출신으로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저자는 2004년 38세에 타계했다. 그가 한 음악잡지에 연재한 브루크너 교향곡 평론을 모아 엮었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특징, 작곡 과정에 얽힌 일화, 음반 비교 소개까지 두루 다뤘다. 당초 브루크너가 남긴 11개 교향곡 모두를 다루려 했으나 갑작스러운 타계로 5번까지만 원고를 완성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