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6개의 의자가 놓여 있다. 조명이 비치고 어디선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사이로 걸어 다니거나 의자에 앉거나 하는 관람객의 반응과 행동도 작품의 일부다. 빛과 소리로 구성된 수수께끼 같은 설치작품은 왜 무엇을 미술관에서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지, 예술에 대한 물음을 관람객 스스로 묻도록 유도한다.
서울 서초구 ‘아트클럽 1563’의 ‘Silence is Movement’전은 현대음악과 미술을 아우른 실험예술의 선구자 존 케이지(1912∼1992)의 ‘시민 불복종에 대하여 에세이 쓰기’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케이지가 심화 발전시킨 메조스틱 원리(각 행의 가운데 글자를 수직 방향으로 조합해 읽기)에 따라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 텍스트를 해체하고 조립해 새로 낭송한 작품이다. 케이지 예술세계의 핵심원리인 우연성, 무작위성을 살펴볼 수 있다.
독일의 불프 헤르조겐라트 씨와 공동 기획한 이지윤 씨는 “텍스트의 변형과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으로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케이지 작품과 맥이 닿는 크리스티안 하케, 호어스트 뮐러, 마리케 하인즈, 권순학 천경우 천영미 씨의 작품도 볼 수 있다. 7월 30일까지. 02-585-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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