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씨앗이 될 노란색 서가가 교보문고 14개 점포에 생겨났다. 매달 이 노란 책장에 꽂히는 20종의 ‘기적의 책’을 서점에 와서 구매하면 책 한 권당 500원이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 건립에 기부된다.
이는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과 교보문고(대표 허정도), 동아일보가 함께 펼치는 ‘기적의 책 캠페인’(사진)이다. 푸르메재단에서 2016년 5월 완공 예정으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짓고 있는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에 보태기 위해 1억 원 모금을 목표로 진행된다. 그래서 캠페인의 모토가 ‘책 한 권, 벽돌 한 장, 책으로 이루는 꿈’이다. 기적의 책 목록은 매달 바뀐다.
2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책 읽는 미러클맨’이 나타났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유명 인사들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교보문고에서 책을 낭독하고 독자들과 뜻을 나눈다. 이달의 미러클맨은 ‘기부천사’로 이름난 가수 션. 그는 푸르메재단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말을 맞아 서점을 찾은 가족들이 션과 마주 앉았다. 션이 질문했다. “장애를 가진 어린이, 장애인은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나요?” 맨 앞줄 여자 어린이가 손을 번쩍 들고 답했다. “장애를 가졌지만,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맞아요. 처음에 아저씨는 희귀난치병을 가진 은총이라는 아이를 도우려는 작은 마음을 가졌어요. 지금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다른 은총이들까지 품으려고 해요. 장애 어린이를 위한 병원이 지어지면 그 친구들에게 희망과 행복이 될 거예요. 책도 읽고 힘든 친구들도 함께 도와볼까요.”
션이 이날 낭독한 책은 ‘지선아 사랑해’(문학동네). 저자인 이지선은 교통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수십 번의 대수술과 재활치료를 거쳤다. 션은 푸르메재단으로 자신을 이끈 이가 바로 이지선이라고 밝혔다. 책에서 고통스러운 화상 치료를 받으면서도 하루에 한 가지씩 감사할 것을 찾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고백하는 대목을 읽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갈망하지요. 끊임없이 ‘나도 저걸 갖고 싶어’라면서요. 저는 제가 가진 것들을 인정하는 것이 감사라고 생각해요. ‘지금’을 뜻하는 ‘Present’라는 단어에는 ‘선물’이라는 의미도 있지요. 내가 누리는 지금이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행복이 시작됩니다.”
목표인 1억 원을 달성하려면 20만 권이 팔려야 하는 만큼 이번 캠페인은 말 그대로 ‘기적’이 필요하다.
션은 “책이 지니는 가치만큼이나 어린이재활병원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곳”이라면서 “매달 기적의 책 리스트에서 좋은 책을 골라 기적을 일으키는 데 동참하려고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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