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교보문고(광화문점)를 자주 찾는 사람들의 말이다. 교보문고가 2010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18년간 입구를 장식해 온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을 없앤 탓이다.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교보문고는 “올 초부터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재전시를 추진해 최근 마무리했으며 9일부터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공간은 세종대로 사거리 지하도에서 서점으로 들어가기 전 약 5m의 통로다. 양 벽면에 수상자의 초상화가 걸린다.
새롭게 초상화로 만나게 될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1926∼2009)과 헤르만 헤세(1877∼1962)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 등 총 22명이다. 교보문고는 올 초 문학상 수상자 24명,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수상자 각각 4명 등 총 44명의 후보를 선정한 후 독자투표 방식으로 최종 대상자를 확정했다.
초상화는 박영근 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와 최석운, 이인, 이동재 씨 등 국내 유명 화가들이 수상자 5, 6명씩 맡아 컬러 유화 형식(가로 38cm×세로 45cm)으로 그렸다.
미리 본 노벨상 수상자의 초상화는 근엄한 표정의 예전 전시 작품과 달리 웃는 모습이 많았다. 파블로 네루다(1904∼1973), 제임스 왓슨(1928~현재) 등을 그린 화가 최석운 씨는 “내 작품 스타일에 맞춰 다소 재미있게 인물을 표현하려 했다”며 “다만 노벨상 수상자라는 무게감과 영구 전시한다는 교보문고 측의 설명 때문에 추후에 그림을 여러 번 고쳤다”며 웃었다.
박 교수의 경우 초상화의 배경과 질감에도 신경을 썼다. 아인슈타인 초상화 배경에는 E=mc²을, 밀턴 프리드먼(1912∼2006) 초상화 배경에는 달러 표시를 부조(浮彫)로 넣었다. 또 붓 대신 전기 그라인더나 치과용 도구 등을 이용해 속도감과 거친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교보문고 측은 “미대생이 연필 흑백 데생으로 그렸던 이전 초상화보다 작품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제2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공간 한편을 비워둘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교보문고에 처음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들이 전시됐을 때도 한편에 마련된 빈 공간에 ‘한국인 수상자를 위해 비워뒀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자리는 2000년 10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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