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변 전투가 일단락되자 백은 우상귀로 눈을 돌려 114로 바짝 걸쳐갔다. 흑이 115로 지킬 때 다시 한번 눌러간 116. 당연한 수로 보이는 이 수가 패착이 됐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그냥 두 칸 뛰었어야 했다. 이렇게 되면 상변이 너무 넓기 때문에 흑이 상변에 들어와 집을 부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틈을 타 백도 우상귀에 들어갈 여지가 있는 만큼 백도 희망이 있는 형세다. 116과 참고 1도 백 1은 한 줄 차이, 그 한 줄이 천양지차였다.
흑은 ‘간격이 너무 넓은 게 아니냐’며 117로 가르고 나왔다. 이춘규 5단은 내친 김에 118, 120으로 나와 끊었으나…. 신진서 2단은 121을 선수해 축으로 잡히는 수를 방비하고는 123으로 백 대마를 두 동강 낸다. 그러고는 127까지 백 대마를 잡았다. 잡힌 돌만 13개나 되는 대마다.
그나마 백은 128로 상변을 지키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끊고 싶다. 하지만 흑 2부터 흑 6까지 백진으로 파고들며 수를 늘리면 백 대마는 4수밖에 되지 않아 수상전이 안 된다.
이춘규는 128에 이어 134까지 상변을 막았다. 상변 백 진영이 전부 집으로 굳어진다면 백도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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