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풍선과 물안개가 인상적인 ‘신선놀음’ 앞에 선 작가들. 왼쪽부터 권경민 박천강 최장원 씨.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마늘종인가?” “양파 같은데.”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사람들의 발길을 붙드는 작품이 들어섰다. 국내에선 처음 실시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AP)’ 당선작인 프로젝트 그룹 ‘문지방’의 작품 ‘신선놀음’이다.
YAP는 1998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신진 건축가 발굴 프로그램. 그늘, 쉼터, 물을 주제로 파빌리온(임시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미션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늘이 없는 서울관 넓은 마당에 여름마다 젊은 건축가들의 파빌리온을 설치하기로 하고 YAP에 합류해 올해 1회 건축가를 선정했다.
‘신선놀음’의 미덕은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 서울관 마당에 깔아놓은 돌을 들어낸 뒤 잔디를 깔고, 구름을 표현한 그러나 마늘종처럼 보이는 지름 2m, 높이 3∼5m의 풍선 60개를 설치해 그늘을 만들었다. 곳곳에 세워둔 안개기둥에선 물안개가 뿜어져 나와 시원함과 신비로움을 더한다. 풍선 사이에 나무로 설치한 구름다리에 오르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신선놀음을 경험할 수 있다.
‘문지방’의 최장원(33) 박천강(36) 권경민 작가(35)는 중앙대 한동대 숭실대를 나온 국내 건축계에선 ‘비주류’ 출신이다. 이들을 한데 모아준 인연은 건축가 조민석 소장의 설계사무실인 ‘매스스터디스’. 조 소장은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한국관 커미셔너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받아낸 인물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신선놀음’에서 조 소장의 작풍(作風)을 읽어내는 이들도 있다.
최 작가는 “매스스터디스에 있으면서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건축뿐만 아니라 설치미술이나 전시와 같은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며 “‘문지방’이라는 프로젝트 이름도 장르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공동 주최하는 서울관의 첫 건축전으로 10월 5일까지 제7전시실에서는 ‘문지방’을 비롯해 최종 후보군에 오른 3개 팀의 작품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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