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책인데 시작은 생선이다.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123 나와 함께 수를 세어보아요’ 편. 상냥하지만 멍청한 캐릭터 험프리는 호텔을 찾은 펭귄들에게 점심 메뉴를 주문받는다. 주방에 주문을 알려주며 ‘생선 6’(여섯 마리) 하면 될 것을 여섯 번이나 생선을 외친다. 다음 장에선 덧셈을 알려준다며 돌멩이 6개를 던져준다. 그렇게 수와 덧셈에서 출발해 조금씩 진도를 나간다.
앞에서 언급한 생선과 돌멩이 이야기는 너무 쉽다고 코웃음 쳤나. 2부 첫 장은 책 제목으로 뽑힌 ‘x의 즐거움’ 편이다. 여기서 x는 곱하기가 아니라 대수학에서 쓰는 미지수 x다. 저자는 “x값을 구하는 것은 탐정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 미지수 x를 범인처럼 찾아내려고 애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문제를 하나 낸다. 복도 길이를 야드(약 90cm) 단위로 잰 것을 y, 피트(약 30cm) 단위로 잰 것을 f라고 할 때 f와 y의 관계를 나타내는 방정식은? 정답은 맨 끝.
저자는 미국 코넬대 응용수학과 교수다. 그는 2010년 1월부터 15주간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 연재한 칼럼 ‘수학의 기본 원리’를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책은 수학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수학협회의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했다.
연필과 종이를 책 옆에 두고 직접 풀면서 읽으면 좋다.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공중을 날아오르는 동작에서 미분 원리를 설명하고 뫼비우스 띠 모양으로 베이글을 자르면 크림치즈를 넉넉히 바를 수 있다는 생활 지혜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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