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란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고 한 르누아르, “예술은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한 데미안 허스트.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부터 데미안 허스트(1965∼ )까지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르누아르, 피카소, 마티스, 샤갈,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19세기 후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53명의 작가, 104점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생각도 다르고 시대도 다른 작가의 작품이 모여 있으니 전시장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딴 세상이 펼쳐진다.
19세기 후반 인상주의에서 출발한 전시는 르누아르 작품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관람객을 매료시키는 ‘풀밭의 두 여인’. 홍조를 띤 여인들은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묘사한 인상주의는 튜브 물감이 발명돼 물감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탄생했다. 휴대 가능한 물감은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획기적인 발명품이 아니었을까.
마티스와 더불어 야수파의 대표 화가로 꼽히는 키스 반 동겐은 초록과 분홍이 대비되며 세련된 여자의 모습이 눈길을 끄는 ‘앙티브의 작은 만’을 선보인다. "나는 아주 활기차고 몹시 흥분되는 내 인생을 열렬히 사랑한다"고 했던 그의 삶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는 듯하다. 서양미술사의 중요 작품들을 콕 집어보는 재미
한 시대의 상황은 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쳐 제 2차 세계대전과 맞물려서는 초현실주의가 등장했다. 무의식을 끄집어내 알쏭달쏭한 질문을 던지는 초현실주의로 넘어가자 달리의 조각 작품 ‘승리의 코끼리’가 등장한다. 뚱뚱한 코끼리 다리를 무한대로 늘려놓아 사뿐히 걷는 것 같은 조각상. 그는 이렇게 왜곡된 형태의 코끼리를 그림으로도 그렸는데 약 3미터에 달하는 조각 작품은 한층 더 강렬하게 눈길을 끈다.
무의식을 치밀하게 구성한 달리는 “내가 초현실주의 그 자체”라며 큰소리치던 괴짜다. 작품 옆에는 그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매긴 ‘화가들의 성적표’가 걸려있는데 몬드리안에게 천재성 0점을 준 것이 흥미롭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에 넣어 전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현대미술의 거장 데미안 허스트 작품 앞에 가자 관객들 표정이 호기심 가득이다. 이번 전시에는 스핀 페인팅을 활용한 해골, 나비, 별이 나란히 걸려 있다. 스핀 페인팅은 팽이가 돌듯 둥근 판을 돌리며 물감을 뿌리면 중앙에서 밖으로 번지며 패턴이 만들어지는 기법. 화려한 색채로 치장한 해골, 나비, 별을 홀린 듯 바라보게 된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는 파리의 자유로운 화가 샤갈과 라울 뒤피, 팝아트로 대표되는 앤디 워홀과 키스 해링, 리히텐슈타인, 세계 곳곳의 담벼락에 자신의 메시지를 풀어놓아 '거리의 화가'라 불리는 뱅크시의 작품 등을 차례로 선보인다. 서양미술사의 주요 부분을 콕 집어서 훑어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100여년의 시간 속에서 때로는 화가가 되어, 때로는 작품 속 주인공이 되어 그림을 천천히 음미해보자. 그 감동이 당분간 마음의 단비가 되어줄 것이다.
기간 9월17일까지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관람료 성인(만 19세 이상) 1만3,000원, 초중고생 1만원, 유아(만 4세∼ 6세) 8,000원 홈페이지 www.artist20c.com 티켓 예매 인터파크 티켓 문의 1544-1555 ▼동아일보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
독자 25명에게 '20세기, 위대한 화가들-르누아르에서 데미안 허스트까지’ 전(展) 4인 관람권(5만2000원 상당)을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페이스북 ‘골든걸(www.facebook.com/goldengirl.kr)’페이지에 가서 응모해 주세요. 또는 성함과 나이, 연락처, 주소, 간단한 응모 사연을 적어 8월3일까지 동아일보 골든걸 이메일(goldengirl@donga.com)로 보내주세요. 당첨되신 분은 개별 연락드립니다. 문의 goldengirl@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