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때 가난한 이들이 만든 제의 입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산동네 주민 조합이 장백의 봉제… 시복식땐 붉은색-명동성당선 백색
싸고 얇은 소재… 수녀가 한땀한땀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을 붉은색 시복미사 제의(왼쪽)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사용될 흰색 제의.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을 붉은색 시복미사 제의(왼쪽)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사용될 흰색 제의.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는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와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을 제의(祭衣)를 5일 공개했다.

시복미사 제의는 붉은색으로 교황 방한 기념 로고와 성작(聖爵), 칼을 형상화했다. 성작은 미사용 포도주 잔을 상징하면서 찬미의 손짓을 표현했고, 칼은 순교자의 수난을 뜻한다.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미사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나무 가지를 이미지로 표현했다.

두 제의 모두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의 뜻에 따라 값싸고 얇은 소재를 썼지만 수작업으로 공들여 지었다는 것이 방준위 측 설명이다. 제의를 만든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황에스텔 수녀는 “얇은 천으로 제의를 만들다 보니 기계로 수를 놓을 수 없어 손바느질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제의 안에 입을 발끝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장백의(長白衣)는 ‘솔샘일터’에서 만들었다. 이곳은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이기우 신부 등이 강북구 삼양동 산동네 주민들과 함께 만든 봉제협동조합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프란치스코 교황 제의#장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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