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 중구 대종로 성심당. 카운터 뒤로 줄이 20∼30m 늘어서 있었다. 성심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탈리아식 식사 빵인 ‘치아바타’를 제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이 몰려든 것. 교황이 방한한 14일부터 이날까지 성심당의 매출액은 10%가량 올랐다. 구중석 성심당 차장은 “교황에게 빵을 봉헌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치아바타에 대해 별도의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평소처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교황이 방한 기간에 방문한 장소와 맛본 음식 등으로 인한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 다만 관련 업체와 기관들은 소박함을 강조하며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교황의 뜻을 받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다.
교황에게 ‘153 피셔맨(Fisherman)’을 전달한 모나미에도 볼펜 구매 문의가 16, 17일 주말에만 100여 통 쏟아졌다. 이 볼펜은 보석공예 전문가인 손광수 명장이 순은과 세라믹으로 수작업해 볼펜 외관을 꾸몄다. 하지만 모나미 측은 이 볼펜을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다. 모나미 관계자는 “모나미의 153 볼펜은 ‘베드로가 예수님이 지시한 곳에서 153마리의 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요한복음의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교황에게 드릴 목적으로 제작된 만큼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의 동선을 관광상품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충남도는 교황이 다녀간 당진시 솔뫼성지와 서산시 해미읍성 등의 88.1km 구간을 순례길로 만들 계획이다. 이른바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로 키우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민간 여행사와 함께 주요 지역을 연계한 상품을 당일, 1박 2일, 2박 3일 등으로 개발해 다음 달 25일부터 내놓을 계획이다. 충남도는 전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의 여행사들도 초청해 국제적인 명소로 키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산시도 교황이 이번에 식사한 육쪽마늘이 들어간 한우등심구이 등의 식단을 ‘교황밥상’으로 만들어 상품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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