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대국료의 힘?… 바둑리그 선두경쟁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150만원서 2014년에 400만원으로 인상
기사들 승부욕 자극 사상초유 혼전

한판 둘때마다 상위권 팀순위 변동
5대0 일방승부 단 한차례 그쳐

티브로드는 15일 ‘201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에서 SK엔크린을 3-2로 이기고 가장 먼저 6승 고지를 밟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티브로드는 유력한 우승후보로 최근 3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5승 3패의 CJ E&M과 Kixx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선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예년엔 9라운드 정도가 지나면 우승 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사상 초유의 혼전을 벌이고 있다. 한판 둘 때마다 1, 2, 3위가 엎치락뒤치락한다. 4위인 정관장과 5위인 신안천일염도 4승 4패로 선두권과 불과 1승 차.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4승 5패로 6위인 SK엔크린도 호시탐탐 선두권 탈환을 넘보고 있다.

바둑리그의 선두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뭘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승자의 대국료를 올해 대폭 올린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대국에서 이길 경우 150만 원을 주던 것을 올해는 400만 원으로 대폭 올렸다. 질 때는 70만 원으로 같다.

대국료 400만 원은 세계대회 본선 대국료와 비슷하다. 세계대회에서 본선에 오르려면 강호 5, 6명은 차례로 이겨야 한다. 험난한 관문이다. 게다가 국내기전도 줄어들어 이만한 대국료를 받을 기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프로들이 승부욕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바둑리그는 팀당 5명씩 나와 최소 3승을 거둬야 승리하는 방식. 예년에는 자기 팀이 초반에 0-3으로 밀리면 어차피 진 게임이어서 4국이나 5국 출전 선수들은 열심히 두질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런 경우에도 끈질기게 바둑을 둔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에는 5-0 승부가 5차례나 나왔으나 올해는 단 1차례뿐이다.

한편 올해 바둑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기사는 2부 리그(퓨처스 리그) 소속인 류민형 4단(23). 그는 2부 리거인데도 1부 리그에 5차례나 기용돼 전승을 거뒀다. 5승은 1, 2부 리거 전체 64명 중 다승 6위의 좋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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