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이 된 당찬이는 어린이집 ‘형님반’에서 제일 큰형이 됐다. 뭐든지 큰형답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동생들 앞에서 칫솔질 시범을 보이려다 치약을 너무 많이 짠 탓에 매워서 눈물을 흘리고, ‘형만 믿어’라며 동생의 종이접기를 도와주다가 오히려 망쳐버린다. 당찬이는 의젓한 큰형이 될 수 있을까.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자인 공문정 씨(32·사진)가 첫 책 ‘내가 제일 큰형이야!’(비룡소)를 출간했다.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공 씨는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면서 만난 일곱 살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옮겼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진정한 형이 되려고 노력하는 형님 꼬마들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국문학이 전공인 공 씨는 부전공으로 아동학을 배웠다. 대학 졸업 후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일 하는 틈틈이 어린이들의 평소 행동과 말투, 툭 튀어나오는 상상력 넘치는 말을 메모한다. 지난해 아들을 출산한 후 쉬고 있지만 다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동화를 쓸 계획이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면 요즘 어린이들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동화가 실제 어린이들의 생활과 동떨어지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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