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전집 모노방식 LP로 재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The Beatles in Mono LP’ 세트, 10종의 앨범 14장에 담아 8일 발매
제작 총지휘 스티브 버코위츠, “60년대후 가장 진실에 가까운 앨범”

새로 나오는 ‘더 비틀스 인 모노’ LP레코드 세트. 원본 테이프를 돌려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리를 채취해 앨범 발매 당시의 모노 원음에 충실한 비틀스를 추구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새로 나오는 ‘더 비틀스 인 모노’ LP레코드 세트. 원본 테이프를 돌려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리를 채취해 앨범 발매 당시의 모노 원음에 충실한 비틀스를 추구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스테레오가 발명됐을 때 생각했죠. ‘왜? 뭐하자고 스피커가 두 개나 필요한 거지?’” (조지 해리슨)

비틀스가 활동한 1960년대의 음향 표준은 모노였다. 좌우 스피커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 입체감을 주는 스테레오 녹음은 1960년대 말에야 보편화됐다. 비틀스 멤버들은 68년작 ‘더 비틀스’까지 모노 사운드를 염두에 두고 앨범을 만들었다. 후기작인 ‘옐로 서브머린’ ‘애비 로드’ ‘렛 잇 비’만 스테레오 방식으로 녹음했다. 그간 우리가 들은 비틀스 초·중기 앨범의 스테레오 소리는 모노로 녹음된 것을 나중에 엔지니어가 조정해 만든 것이다.

8일 비틀스 전집이 모노 방식으로 음질을 보정한 LP레코드로 다시 발매된다. ‘더 비틀스 인 모노 LP’ 세트다. 애당초 스테레오로 녹음된 ‘옐로 서브머린’ ‘애비 로드’ ‘렛 잇 비’는 빠졌다. 10종의 앨범이 14장의 LP레코드에 담겼다.

비슷한 기획인 ‘더 비틀스 인 모노 CD’ 세트(2009년)가 음향 보정(리마스터)에 디지털 방식을 사용한 반면, 이번 LP 세트는 원본 테이프를 테이프 재생기로 다시 돌려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리를 채취했다. 이번 작업을 총지휘한 스티브 버코위츠 ‘소니·레거시 레코드’ 상무(사진)를 최근 e메일로 만났다.

버코위츠는 “비틀스와 프로듀서 조지 마틴이 1960년대에 추구한 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 데 모노와 LP레코드는 최고의 형태”라고 했다. 작업 장소는 비틀스가 반세기 전 피땀 흘린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였다. “60년대 당시 엔지니어의 작업 기록을 초 단위로 들여다보며 직접 원본 테이프를 재생해 애초 의도된 소리를 더 선명하게 얻어내는 게 관건”이었다. 버코위츠는 “디지털 절차가 전혀 없었다. 아날로그로 채록한 소리를 그대로 LP레코드에 담아냈다”면서 “밥 딜런이나 조니 캐시의 작업 때와는 다르게 소리에 컴프레션(압축)도 가하지 않았다. 들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몇 년 새 나온 다양한 비틀스 전집(스테레오 CD 세트, 모노 CD 세트, 스테레오 LP 세트)이 현대 기술이 붙어 ‘발전된’ 비틀스 앨범이라면 이번 세트는 현대 기술을 쓰되 당시 의도를 그대로 재현한 앨범이라는 것이다. 그는 “60년대에 나온 앨범 이후 가장 진실에 가까운 앨범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자부했다.

14장 세트의 정가는 63만 원대다. 인터넷 음반점에서는 53만 원대에 팔린다. 낱장으로도 살 수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비틀스#LP#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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