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120주년… 北, 평양서 개천절 공동행사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2일 03시 00분


천도교, 기념대회 추진위 구성
방북 협의 포함 다양한 행사 계획
해주성 답사는 北 반대로 무산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 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된 북한 황해도 해주 답사가 북측의 일방적인 반대로 무산됐다.

천도교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혁명 유족회가 공동 참여하는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대회 추진위원회는 11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남북 간 실무회담을 갖고 17일부터 20일까지 해주성 답사 행사를 남북 공동으로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추진위 소속 동학민족통일회 임형진 의장은 “6일 북한 천교도 청우당 측이 인천 아시아경기 응원단 파견 문제 등으로 야기된 남북 경색 국면을 이유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팩스로 알려왔다”며 “대신 북측이 10월 3일 평양에서 열리는 개천절 행사에 남측 천도교 박남수 교령을 단장으로 하는 방북단 초청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 교령은 “북측이 해주성 답사 행사를 거절했지만 오래전부터 남북이 동학혁명 공동행사 추진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10월 행사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대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외세인 일본의 힘을 빌려 개혁을 시도한 갑오개혁은 한국 근대화의 시발점으로 높게 평가하는 반면에 우리 민족 최초의 민중 봉기인 동학농민혁명이 저평가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며 “동학농민혁명으로 최소 10만 명, 많게는 30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족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유감스럽게도 496명밖에 안 된다”고 했다.

박 교령은 “동학농민혁명 이후 수많은 의병운동과 항일운동의 주역으로 민중들이 들고 일어섰고, 이 정신은 3·1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며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8명이 동학 접주(동학 지도자)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10월 10일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의 동학농민혁명의 밤을 시작으로 11일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동학농민혁명기념식, 28∼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제학술대회 등을 진행한다. 기념식에서는 일본 에히메지역 후비보병 후손 4명을 초청해 화해의 장을 열 계획이다. 이른바 ‘동학군 토벌대’라 불린 후비보병 제19대대는 1894년 동학군을 토벌하기 위해 일본이 파견한 군대로 현재는 해체된 상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동학농민혁명#천도교#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