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컨설팅 전문가 제이컵 모건의 신간 ‘The Future of Work(일의 미래·사진)’는 술술 읽힌다. 주요 내용마다 ‘첫째, 둘째, 셋째’ 하며 번호를 매겼고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 표나 그래픽을 적절히 배치했기 때문이다. 다만 ‘워크(work)’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기는 게 가장 좋을까 하는 고민은 마지막 책장을 닫을 때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일, 직업, 직장, 근무, 근로 등이 떠올랐지만 한 단어를 꼭 집어내기가 쉽지 않다.
모건의 결론은 명료하다. ‘직장 환경, 근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당신 회사는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그 5대 원인으로 △소셜미디어 등이 형성한 새로운 행동 양태 △클라우드 협업, 빅 데이터 같은 정보기술(IT) △X세대 다음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의 사회 진출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일할 수 있는 이동성(mobility)의 강화 △경계 없는 글로벌화 등을 꼽았다.
‘다 아는 얘기’ 같은데 저자는 한두 발 더 깊게 들어갔다. 특히 새로운 세대, 즉 ‘미래 근로자’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했다. 세대 분류부터 구체적으로 했다. 1946년 이전 출생자는 ‘기성(전통) 세대’, 1946∼1964년생은 베이비붐 세대, 1965∼1976년생은 X세대, 1977∼1997년생은 밀레니엄 세대, 1998년 이후는 Z세대. 저자는 “2020년경에는 밀레니엄 세대가 미국 노동력의 절반을 넘고, 2025년경에는 70∼7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여 년 내에 직장의 주류가 될 이들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적응하지 않고 어떻게 회사의 미래가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저자는 이들 ‘미래 근로자’의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을 갖고 있고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직장 내 성취 경로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리더(책임자)가 될 수도 있다고 그렸다. 특히 이들이 ‘지식 노동자’의 시대에서 ‘학습 노동자’의 시대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장 내에서도, 그리고 외부 기관과도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미래 근로자를 작은 책상 앞에 붙잡아두고 ‘9 to 5’의 정형화된 근무시간을 고집하면서 하루 수백 통의 지시 또는 전달 e메일을 받게 하는 회사엔 미래가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러면서 ‘미래 관리자의 10대 원칙’ ‘미래 조직(직장)의 14대 원칙’ ‘근로행태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6단계 프로세스’ 등을 친절하게 정리해 놨다.
저자는 책 말미에 “많은 회사가 변화하거나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돼서야만 고민하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 혁신은 ‘현상 유지를 위한 변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경고를 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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