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 장군 후손, 영화 ‘명량’ 제작자 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이순신 암살 시도 사실과 달라… 김한민 감독 등 3명 명예훼손 혐의”

영화 ‘명량’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裵楔) 장군(1551∼1599)의 후손들이 제작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주 배씨 성산파 17대손인 배 장군을 역사적 고증 없이 나쁘게 표현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 명량 제작자 겸 감독 김한민 씨와 소설가 김호경 씨, 시나리오 작가 전철홍 씨 등 3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영화에서 경상우수사 배설은 부하를 시켜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 시도하고 거북선을 불태운 것처럼 묘사됐다. 곧바로 혼자 배를 타고 도망치다가 거제현령 안위가 쏜 화살에 맞는 장면이 나온다. 후손들은 “제작자들이 허위사실을 영화 장면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난중일기’와 ‘선조실록’에 따르면 배설은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보름 전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허락을 받아 뭍으로 내린 후 도망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1599년 고향인 구미에서 권율 장군에게 붙잡혀 참수됐다. 이후 1605년에 와서야 임진왜란 때 세운 무공을 인정받아 공신 자격을 회복했다.

배윤호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배설 장군이 명량해전에 참전하지 않았는데도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묘사돼 그의 명예가 훼손되고 후손들까지 고통 받고 있다. 영화 제작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아 고발했다”고 말했다.

성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배설#명량#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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