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단면을 꿰뚫는 통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8일 03시 00분


김영하 산문집 ‘보다’ 출간

5년 만에 신작 산문집 ‘보다’를 출간한 소설가 김영하. 문학동네 제공
5년 만에 신작 산문집 ‘보다’를 출간한 소설가 김영하. 문학동네 제공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서 좀 더 나아가야 한다.(중략)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다.”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퀴즈쇼’의 김영하 작가(46)가 신작 산문집 ‘보다’(문학동네·사진)를 출간했다. 총 4부인 이 산문집에는 그가 국내 잡지 등에 연재한 원고 26편이 담겼다.

김 작가는 대형사건이 속출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사회와 세상을 온전히 경험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일부러 마감이 있는 잡지 연재를 통해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을 끊임없이 숙고하고, 정연하게 써내도록 자신을 강제했다고 한다.

산문집에는 사회적 불평등을 꼬집은 글이 많다. 김 작가는 뉴욕 고급 식당에서 테이블에 올려둔 각자의 휴대전화에 먼저 손을 대는 사람이 밥값을 내는 ‘폰 스택(Phone Stack)’ 게임을 소개했다.

“더 오랜 시간 스마트폰에 무심할수록 더 힘이 강한 사람, 더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 모두가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중략) 부자나 권력자와 달리 사회적 약자는 ‘중요한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의 타격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14쪽)

김 작가는 ‘보다’에 이어 ‘읽다’, ‘말하다’도 석 달 간격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읽다’는 책과 독서에 대한 산문, ‘말하다’는 그의 강연을 풀어 쓴 글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영하#보다#산문집#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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