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왜장을 껴안고 경남 진주 남강에 투신한 논개는 잘 알려져 있지만 평양성에서 왜장의 목을 베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계월향을 혹시 아는지.
당시 ‘평양지’에 적힌 역사적 기록은 이렇다. 일본의 용맹한 부장(副將)이 총애한 평양 기생 계월향은 조선 장수 김경서를 오빠로 가장해 평양성으로 불러들인 뒤 왜장을 죽이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후 탈출 과정에서 왜군의 공격을 받자 김경서는 계월향을 죽이고 홀로 성을 빠져나간다.
공을 세웠으나 억울하게 죽은 계월향은 잊혀지고 김경서는 왜장을 죽인 장수로 칭송받는다. 심지어 ‘임진록’ 같은 당시 소설에선 김경서와 탈출하던 계월향을 왜군이 죽이자 김경서가 분노해 더 용맹하게 싸웠다는 얘기로 윤색된다.
계월향은 300년 뒤인 일제 강점기에 ‘충렬의 화신’으로 논개와 함께 복권되지만 남북이 갈리면서 다시 잊혀진다.
이 책은 조선시대 1592년부터 1658년까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나선정벌 등 5∼10년마다 전쟁이 반복되던 시대에 잊혀지고 버림받은 민초의 얘기를 다룬다.
명나라와 베트남을 떠돌았던 전쟁 난민 최척, 전쟁 속에서 세 번 결혼한 기구한 운명의 김영철, 귀화한 일본인 김충선(일본명 사야가) 등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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