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을 때, 전 세계에서 ‘인간 방패’를 자처하며 이라크에 모였습니다. 이 책의 작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왔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0년, 이제 그가 이 책을 통해 말을 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 아이들은 이런 꿈을 꾸고 있었다고, 그리고 전쟁이란 일을 피하지 못했다고 전합니다. 하룻밤 공습이 끝나고, 그의 귀에 꿈을 이야기하던 어떤 아이는 죽었고, 어떤 아이는 기꺼이 소년병이 되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전쟁에 연루된 다섯 종류 사람들의 시선이 교차됩니다. 전쟁이 일어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 먼 곳의 전쟁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차마 눈 돌리지 못하고 그곳에 직접 다녀왔던 작가의 눈동자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쟁은 두 번째 사람들이 일으킵니다. 그들은 결정만 하죠. ‘폭격하라, 그곳에 악이 있다.’ 이렇게요. 하지만 전쟁 당사자는 첫 번째와 세 번째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전투에는 승자 따윈 없어 보입니다. 모두가 이 전쟁이 싫은 패자일 뿐입니다.
우리는 거의 네 번째 사람들이죠. 남의 일이니 침묵합니다. 이 침묵을 두 번째 사람들은 지지로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비겁이 아직도 똑같은 전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어린이 책으로 소개하는 데 망설였습니다. 주제도 글도 그림도 구성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감히 아이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슬퍼할 줄 아는 힘을 잃지 말아 달라’는 작가의 말에 무장해제됩니다. 위 그림은 온몸으로 갓난아이를 폭격에서 보호하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아이는 엄마 젖을 물고 잠들어 있었답니다. 이 어머니의 모습에서 이 작가의 마음이 보입니다. 숨 막히도록 끌어안아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어합니다. 천천히 읽으며 그 마음 느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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