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기상 가을에 퇴행성 모발 가장 증가 콩·생선·달걀 등 충분한 단백질 섭취해야 인스턴트식품 등 기름진 음식 모발에 최악
직장인 김민식(35·가명)씨는 최근 머리를 감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세면대를 까맣게 채운 자신의 머리카락 때문이었다. 빗질을 할 때도 뭉텅뭉텅 머리카락이 빠졌고, 본격적인 탈모의 신호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김 씨처럼 가을을 맞아 부쩍 늘어난 탈모량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가을철은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빠지는 계절이다. 모발의 성장주기 중 퇴행기에 있는 모발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다,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가을철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서, 모발이 자라는데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켜 탈모를 야기한다. 평소 탈모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가을에 악화되기 쉬운 만큼 각별한 모발관리가 필요하다.
● 기능성 샴푸 이용하고 두피 마사지로 혈액순환
한여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머리카락은 가을이 되면 매우 약해져 있어 끊어지거나 빠지기 쉽다. 여기에다 땀, 피지, 먼지 등으로 오염된 두피를 청결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면 오염 물질들이 세균과 함께 두피에 침투해 모근을 막아버린다. 이렇게 두피 상태가 나빠지면 모발이 자라지 않는 휴지기(약 45일)를 거친 뒤 집중적으로 빠지게 된다.
손상된 모발은 기능성 샴푸와 컨디셔너를 통해 모근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를 감을 때 따뜻한 물을 이용하고 거품을 풍성하게 내 머리 구석구석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또 철저한 세정으로 두피에 쌓인 노폐물과 피지를 제거하고, 가볍게 마사지를 해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된다. 장시간 야외활동 후에는 샴푸를 하고 두피에 트리트먼트를 바른 후 비닐캡을 쓰고 5분 정도 지난 후 헹구는 것이 좋다. 영양성분이 모근에 스며들어 한층 부드럽고 윤기 있는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준다.
● 먹거리도 신경 써야 가을탈모 극복
탈모 예방을 위해 균형 잡힌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음식이 모발 건강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잦은 다이어트 후에 탈모현상을 겪는 이유도 식품을 통해 모발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탈모 예방을 위한 필수 영양소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다. 머리카락은 95% 이상이 단백질과 젤라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백질은 조직을 생성·재생·보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단백질을 비축하기 위해 생장기에 있던 모발을 휴지기 상태로 만든다. 그러면 2∼3개월 뒤 심한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탈모예방을 위해 콩, 생선, 우유, 달걀, 육류(기름기 제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것이 필요하다. 비듬과 탈모를 예방하는 비타민도 평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해초에는 모발에 필요한 영양성분인 철, 요오드, 칼슘이 많아 두피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준다.
반면 라면, 햄버거, 피자, 돈가스 등의 인스턴트 식품과 커피, 담배, 탄산음료는 대표적인 탈모촉진 식품이다. 설탕이 많은 과자, 케이크와 너무 맵거나 짠 음식,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도 모발 건강을 해친다.
● 탈모 심해지기 전 조기치료 필요
하루 10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지면 탈모로 의심해야 한다. 3개월 이전에 비해 모발 밀도가 현저히 줄었거나, 머리카락의 두께가 얇아진 것도 탈모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이 빠진 모낭에서 새로 발모가 되지 않거나 두피가 훤히 보이는 부분이 두드러진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탈모 초기 환자들에게는 먹는 약 복용과 더불어 ‘메조페시아’ 모낭주사요법을 시행한다. 두피 내 진피층에 주사를 통해 영양성분을 직접 주입함으로써 모낭을 회복시킨다. 염증성 두피인 경우에는 DNA주사로 치료한다. 탈모가 중기로 진행된 경우에는 자가혈이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신생모를 자라게 하고, 기존 모발을 더 굵은 성장기 모발로 전환시켜주는 스마트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한다. 자신의 건강한 뒷머리를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도 치료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