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은 73으로 좌하귀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74, 76은 정수.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은 흑 4로 붙였을 때가 고민이다. 백이 패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백 5로 내려서면 흑 6을 선수한 뒤에 흑 8까지 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백이 후수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백이 최소 한 수 손해를 봐야 한다. 74, 76이 정수인 까닭이다. 결국 흑은 좌하귀에서 77까지 크게 살았다. 흑의 만족스러운 진행이다.
이제 백이 살길은 중앙을 키우거나 상변 흑진을 깨는 것이다. 진시영 6단은 그 실마리를 78로 풀었다. 이 수는 참고 2도를 기대한 것이다. 즉, 흑 1로 이으면 백 6까지 중앙을 막아 백의 성공. 그런 면에서 79는 당연한 반발이다. 여전히 미생인 좌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겠다는 뜻이다. 백이 82로 단수했을 때 받지 않고 83으로 이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는 또한 백이 84로 1점을 잡더라도 흑은 85로 두어 살면 안전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88로 실리를 벌며 버티는 백. 89는 빼앗길 수 없는 요처다. 백이 이곳에 두면 흑이 엷어지고 쫓기게 된다. 백은 90으로 깊숙이 침투한 데 이어 92로 상변을 삭감한다. 좋은 감각.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