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충청도로]백제문화제 이것만은 꼭 보세요
‘백제대제의 부활’ 주제 개막식… 열흘간 총 94개 프로그램 선보여
60회를 맞는 올해 축제는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가 19개, 부여군이 29개, 공주시가 32개, 논산시가 1개 등 총 94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백제대제의 부활’의 부활을 주제로 한 개막식은 26일 부여에서 열리고 ‘백제, 꿈을 꾸다’를 내건 폐막식은 10월 5일 공주에서 열린다. 눈길을 끄는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프로젝션 매핑쇼’ 감동 기대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가 백제왕궁을 재현한 부여 백제문화단지의 천장문과 회랑에서 펼칠 ‘백제문화제 프로젝션 매핑쇼’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션 매핑은 건물을 대형 스크린으로 삼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면서도 환상적인 주제를 표현하는 영상예술이다. 이번 작품은 ‘백제문화에 색을 입히다’라는 콘셉트에 맞춰 제작됐다. 천장문과 좌우 회랑 등 길이 150m의 건물 외벽에 백제문화 콘텐츠를 담은 3차원 그래픽 영상이 웅장한 음향과 더불어 빠르게 전개된다.
회랑 양끝에서 빛이 날아들어 16m 높이의 천장문에서 제60회 백제문화제 로고를 형성한 뒤 연꽃으로 다시 화려하게 피어오른다. 백제금동대향로 등 백제 문화유산과 교류왕국 백제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천장문이 갑자기 불타오르면서 무너지는 장면에 이르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맨 끝 부분에서 거대한 용이 천장문 좌우를 날아다니다가 하늘로 포효하면서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매일 두 차례 15분씩 관객의 발길을 잡을 예정이다.
성왕 천도행렬, 계백 출정식 장관
부여읍에서 펼쳐지는 행사 가운데에는 ‘백제성왕 사비천도 행렬’이 볼 만하다. 27 오후 8시 반부터 한 시간 동안 부여읍 부여초등학교와 구드래 성왕로터리 구간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백제의 웅진(공주)에서 수도를 사비(부여)로 옮겨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던 성왕을 기리는 행사다. 당시의 장엄한 천도 행렬을 그대로 재현한다.
계백은 백제 말기의 장군이다.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하자 군사 5000명을 이끌고 출전해 황산벌(현재의 논산)에서 그 수가 10배를 넘는 신라 김유신의 군대와 맞서 결국 패했지만 그에 앞서 네 차례나 적을 격파했다. 전쟁에 나서는 당시의 비장함은 10월 2일 오후 6시 부여읍 구드래에서 열리는 ‘계백장군 출정식’에서 볼 수 있다. 비록 패배했지만 웅장했던 백제군의 기백을 느낄 수 있다. 전문 무술연기자들의 실감나는 무술시범과 마상무예. 진법훈련 등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부여군에서는 백제대왕제 등 7종의 제례 행사를 포함해 백제 역사문화 이벤트, 전통 민속 공연, 경연 등이 마련된다.
‘웅진성 퍼레이드’로 펼쳐지는 화합 한마당
공주시의 대표 프로그램은 27일과 10월 3일 두차례에 걸쳐 공주시내 중동초등학교∼중동 네거리∼무령로 구간에서 펼쳐지는 ‘웅진성 퍼레이드’다. ‘백제, 세계를 만나다! 웅진성의 흥과 멋’을 주제로 한 이 프로그램은 읍면동민과 관광객(사이버 공주시민 등) 등 5000여 명이 백제 탈 등을 쓰고 흥겹게 시가지를 행진하며 화합을 다진다. 수천 명의 참가자가 각기 다른 가면과 탈 등을 쓴 채 횃불을 들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체험프로그램인 ‘백제마을’은 금강 가운데인 미르섬에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마련된다. 신관공원에서 미르섬까지 연결 도로가 부교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백제마을에는 250명이 50여 개의 초가부스와 움집, 대장간 등을 마련해 당시 백제인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관광객은 백제 의상이나 백제문화제 기념 목걸이를 착용하거나 관람권을 소지해야 하며 백제인의 생활을 체험할 있다. 축제 기간 유등이 금강변을 수놓을 예정이며 ‘백제등불향연’도 인근에서 펼쳐진다.
금강의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소리의 향연을 벌이는 ‘선상의 아리랑’과 웅진백제를 어린이들의 판소리 및 전통무용 등을 통해 펼치는 ‘어린이창극 무령’ 등의 행사도 마련돼 있다. ▼백제말 3충신-궁중 여인 기리는 제향행사에서 시작▼
백제문화제 60돌 발자취
백제문화제가 올해로 제60회를 맞았다. 이 유서 깊은 문화제는 1955년 충남 부여 지역 유지들이 ‘백제대제’와 ‘수륙재(水陸齋)’를 지낸 게 기원이 됐다. 백제대제는 백제 말 3충신(성충, 흥수, 계백)을, 수륙재는 백제 멸망 당시 낙화암에서 강물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을 위로하는 제향행사였다.
1965년 충남도가 이 행사를 주최하면서 ‘백제문화제’로 이름이 바뀌었다. 공주에서는 1966년부터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등 전성기의 ‘백제 4대왕 추모제’와 ‘고흥박사 추모제’를 시작하면서 동참했다. 제21회인 1975년부터 4년간은 백제문화제가 공주와 부여는 물론이고 충남도청이 있던 대전에까지 확대돼 개최됐다. 1979년부터 공주와 부여가 윤번제로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부여-청양)가 도지사를 지내던 민선 4기 때 백제문화제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이 대표는 낙후한 충남 서남부권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백제문화제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영향으로 2010년 백제문화제는 ‘대백제전’이라는 이름으로 9월 18일부터 30일간 정부공인 국제행사로 열려 최고조에 이르렀다. 369만 명의 관람객과 2499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축제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백제문화제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발굴 20주년을 기념한 ‘금동대향로의 세계’를 부제로 열려 호응을 얻었다.
▼“백제 문화는 21세기 지역-국가발전의 핵심 동력”▼
안희정 충남지사 인터뷰
“백제문화제는 지난 60년 동안 우리의 선조들이 이 땅에서 살았던 기록과 역사를 증언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안희정 충남 지사는 제60회를 맞는 백제문화제가 “백제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문화 축제로 지역의 문화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문화대국 백제를 되살려 충청도민과 우리나라 국민이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제의 역사 문화적 자산은 21세기 지역과 국가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입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정체성이며 국가 공동체의 자산인 셈이죠.”
안 지사는 백제문화제가 21세기 서해안 시대를 여는 자신감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1세기 가치에 부합하는 백제의 포용정신과 개방성, 창조적 문화 역량은 충남의 문화산업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충남도가 새로운 환황해권의 중심 도시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거라는 얘기였다.
안 지사는 현재 추진 중인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백제역사 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아시아와 전 세계가 더욱더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제문화제에 주민과 관람객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백제문화 콘텐츠를 추가로 개발해 활용할 것입니다. 이 축제를 역사문화 및 지역 축제의 모델로 키워나가기 위해 많은 사람이 함께해주길 바랍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