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과 잡상의 수가 모두 다르다” 경복궁 자선당 ‘원형 훼손’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1915년 日로 옮긴 것 1995년 복원
일제강점기 ‘조선고적도보’와 차이
문화재청 “설계도 없어 원형 몰라”

1918년 오쿠라호텔에서 촬영된 자선당 사진(왼쪽)에선 통으로 이어진 계단과 6개의 잡상이 보인다. 반면 1995년 복원된 자선당(오른쪽)은 계단이 3개, 잡상이 5개다. 일제가 만든 조선고적도보(가운데)는 자선당의 계단이 2개로 표시돼 있다. 서용교 의원실 제공
1918년 오쿠라호텔에서 촬영된 자선당 사진(왼쪽)에선 통으로 이어진 계단과 6개의 잡상이 보인다. 반면 1995년 복원된 자선당(오른쪽)은 계단이 3개, 잡상이 5개다. 일제가 만든 조선고적도보(가운데)는 자선당의 계단이 2개로 표시돼 있다. 서용교 의원실 제공
1995년 복원된 경복궁 내 자선당(資善堂)의 원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선당은 1427년 세종대왕이 지은 세자(문종)의 침전으로, 정전(正殿)인 근정전의 동쪽에 있어 동궁전(東宮殿)으로도 불렸다. 사극에서 세자를 ‘동궁마마’라고 부르는 건 세자가 주로 이곳에 기거했기 때문이다.

자선당의 원형을 알 수 없게 된 건 일제강점기 때. 한 일본 사업가가 1915년 자선당을 통째로 뜯어내 도쿄 오쿠라호텔 정원으로 옮겼다. 1923년 간토대지진으로 목조 건물이 모두 불타고 기단석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렇게 방치됐던 자선당의 기단석은 80년 뒤 국내로 반환됐다.

그러나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이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18년 일본 오쿠라호텔에서 찍은 자선당 사진과 조선고적도보, 현재 복구된 자선당의 계단과 잡상(雜像·잡신을 물리치기 위해 지붕 위에 올린 장식기와)의 수가 모두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쿠라호텔에 있던 자선당 사진을 보면 통계단(큰 돌 하나로 만든 계단)에 6개의 잡상을 갖고 있는 반면 복원된 자선당은 계단이 3개이고 5개의 잡상이 있다. 일제가 1915∼1935년에 제작한 조선고적도보에는 계단이 2개로 나와 있다.

이에 따라 복원된 자선당이 원형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당시 복원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들과 문화재청은 “자선당의 원형을 담은 설계도가 전하지 않아 일본에서 찍은 사진과 조선고적도보도 원형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복궁에서 자선당을 해체해 일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원형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궁 전각에서 일반적으로 통계단이나 2개의 계단을 쓰는 경우가 드물어 국내에서 지금 모습대로 복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문화재청이 자선당 원형을 제대로 규명해 일제에 의해 훼손된 우리 문화재의 본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경복궁 자선당#복원#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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