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과거-현재-미래 한눈에
국립중앙박물관內 지상 3층 건물
월인석보 등 유물 1만여점 전시… 미니어처-터치스크린 배치 ‘흥미’
한글날(10월 9일) 개관하는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박물관 관계자가 훈민정음 해례본 전시 코너를 점검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다소 답답, 소소한 재미와 의미는 충분. 앞으로가 관건!
10월 9일 개관을 앞둔 국립한글박물관을 기자가 23일 미리 방문하고 느낀 점이다. 한글박물관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안에 조성됐다. 연면적 1만1322m²(약 3425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만1000점의 한글 관련 유물이 전시된다.
모음을 토대로 하늘, 사람, 땅을 형상화한 국립한글박물관 외관.국립중앙박물관 입구를 거쳐 500m 정도 걷다 보니 모음(ㅏ, ㅡ, ㅣ)을 토대로 하늘, 사람, 땅을 형상화한 국립한글박물관 회색 건물이 보였다. 2층 상설 전시실에 들어서면 한글을 상징하는 기둥과 훈민정음 해례본을 확대해 금색 글자로 새겨 넣은 벽이 보였다. 박물관의 취지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지만 탁 트인 전시실 내부가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더구나 상설 전시실(1240m²·약 375평)이 1부(한글 창제), 2부(한글의 보급, 확대), 3부(근현대의 한글) 등 세 공간으로 분할되다 보니 내부가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전시는 코너마다 한글 유물과 함께 소소한 재밋거리를 배치해 흥미로웠다. 1443년 한글 창제를 비롯해 고종과 국문 선포 등 100년 단위로 중요한 사건을 형상화한 미니어처,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영상화한 길이 7m의 대형 화면, 한글 구조를 설명하는 터치스크린이 예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해 용비어천가, 월인석보 등도 눈에 띄었다. 정조가 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편지에서 ‘족건(버선 일종)이 작아졌으니 슈대(조카 이름)에게 신기옵쇼서’라는 내용은 친근하게 다가왔다. 공병우 박사(1906∼1995)가 발명한 1947년형 한글 타자기, 근대 잡지의 효시 ‘소년’ 창간호, 최초의 국정교과서 ‘바둑이와 철이’도 인상적이다.
3층 기획전시실에는 정연두 이지원 함경아 작가의 설치미술품과 세종대왕 당시 유물이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배치됐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해 신선한 느낌을 줬다.
1시간 15분 동안 관람한 뒤 ‘한글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다’는 반성과 함께 ‘아이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전시가 한글 관련 유물로 한정된 데다 규모가 크지 않아 여러 번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김상태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운영과장은 “매번 색다르게 관람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식 전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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